김광현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을 마치고 그의 등 번호 '33'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좌측), 류현진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류현진은 토론토 구단 역사상 투수 최고액인 4년 8000만 달러(한화 약 930억 원)에 계약했으며 등 번호 99번을 계속 사용한다.(사진=뉴시스)
김광현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을 마치고 그의 등 번호 '33'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좌측), 류현진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류현진은 토론토 구단 역사상 투수 최고액인 4년 8000만 달러(한화 약 930억 원)에 계약했으며 등 번호 99번을 계속 사용한다.(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토론트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은 팀 내에서의 위상을 볼 때 본인이 부상을 당하는 등의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선발로 뛰는 것이 확정적이다.

그러나 김광현은 우선 40인 로스터, 그리고 26인 ‘엑티브 로스터’에 남는 것이 중요하고, 그 다음 선발, 불팬 요인 가운데 선발로 남는 것이 마지막 요식 행위다.

그렇다면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선발자리를 맞는다고 가정하고, 류현진과 김광현두 투수 가운데 누가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

선발투수로 좋은 성적을 올리려면 우선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야 한다. 건강해야 한다는 점이다.

류현진(어깨, 팔꿈치 수술)이나 김광현(팔꿈치 수술) 모두 중요한 부위에 수술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시즌 도중에 어떠한 일이 생길지 모른다. 그러나 건강하다는 것을 전재로 에이스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류현진은 35번, 팀의 4~5선발로 뛰게 되는 김광현은 28~9번의 선발기회를 갖게 된다.

두 번째는 커맨드가 좋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빠르고 정확한) 공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던지고 싶은 곳(타자의 약점)에 던질 수 없으면 얻어맞을 수밖에 없다.

두 투수 모두 커맨드는 정상권이다. 다만 인간이기 때문에 한 경기 3~5개 정도의 실투가 나오기 마련인데, 그 실투가 나왔을 때 상대 타자가 놓치지 않고 공격하면 얻어맞을 수 있다. 그러니까 실력(커맨드)와 함께 운도 따라 주어야 하는 것이다.

◆ 김광현 제3의 구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세 번째 다양성이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평균 신장은 1m91cm, 타자들은 1m88cm다.

두 투수 모두 메이저리그 평균 키에 약간 미치지 못한다(류현진 1m89cm, 김광현 1m88cm). 아무튼 평균 키 1m88cm의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100kg 안팎의 엄청난 거구로 막강한 파워를 보여준다.

김광현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장에서 "헬로 세인트루이스"라고 쓰인 미니 팻말을 들고 웃고 있다. 좌완 김광현은 2년, 800만 달러 계약에 입단했으며 등 번호는 33번으로 알려졌다.(사진=뉴시스)
김광현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장에서 "헬로 세인트루이스"라고 쓰인 미니 팻말을 들고 웃고 있다. 좌완 김광현은 2년, 800만 달러 계약에 입단했으며 등 번호는 33번으로 알려졌다.(사진=뉴시스)

그런 막강 파워의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현혹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구질이 필요하다.

160km의 강속구도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노려 치면 당하기 마련이다.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 스플리터, 커브 등을 곁들여야 하는데,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정상급 구질인 체인지업을 갖고 있지만, 김광현의 제3의 구질 스플리터와 커브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김광현은 150km 안팎의 패스트볼에 다양한 각도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이 비중이 얼마나 높은가가 관건이다.

타자들에게 투 피치(패스트볼과 슬라이더)투수라는 점을 인식시키면 노려 치기(패스트볼과 슬라이더 가운데 하나를) 때문에 얻어맞게 된다. 따라서 스프링캠프를 통해서 스플리터의 완성도를 높이거나, 더 예리하게 떨어지는 커브를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도록 해야 선발투수로서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진다.

◆ 팀 사정은 김광현이 유리

투수들이 좋은 성적을 올리려면 자신의 능력과 함께 팀 동료들이 도와주어야 한다.

포수의 좋은 리드와 블로킹 그리고 내외야 수비수들의 조직적이고 짜임새 있는 수비 그리고 타자들의 득점 능력 등이다.

그런면에서 김광현이 류현진보다 약간 유리하다.

류현진이 뛰게 될 토론토 블루제이스 팀은 지난 시즌 팀 타율이 0.236으로 15개 어메리칸리그 팀 가운데 가장 낮았다. 홈런(247개)만 겨우 5위를 차지했을 뿐이다.

그러나 김광현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팀은 메이저리그 최고 포수(야디야 몰리나)가 안방을 지키고 있을 뿐 만 아니라 팀 평균타율(0.245)은 비록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팀 방어율(3.80)이 내셔널리그 2위를 차지했었다. 불 팬이 강하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미 프로야구(MLB)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 기자회견을 마치고 아내와 함께 자신의 2세를 위해 마련된 미니 유니폼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류현진의 아내 배지현 전 아나운서는 현재 임신 중이다.(사진=뉴시스))
류현진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미 프로야구(MLB)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 기자회견을 마치고 아내와 함께 자신의 2세를 위해 마련된 미니 유니폼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류현진의 아내 배지현 전 아나운서는 현재 임신 중이다.(사진=뉴시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류현진의 천적 폴 골드 슈미트가 지키는 1루수, 맷 카펜터의 3루수 콜튼 웡의 2루수 자리가 안정돼 있다.

또한 호세 마르티네즈, 마르셀 오즈나 등의 외야수들도 내셔널리그에서는 다른 팀에 뒤지지 않는다.

토론트 블루제이스는 케번 비지오(2루),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3루) 보 비셋(유격수) 등 젊은 선수들이 지키는 내야가 불안하다. 타격은 그런 대로 볼 만 하지만 수비력에 안정감이 떨어진다.

데릭 피셔, 데오스카 에르난데스, 렌달 그리척 등의 외야는 일방 장타력은 있지만 세기가 떨어져서 찬스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다만 리즈 멕과이어가 지키는 포수는 이제 차츰 안정감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 류현진 10승 안팎, 김광현 7~8승 정도 예상

류현진과 김광현, 두 투수의 개인의 능력을 보면 경험이 훨씬 많은 류현진이 더 뛰어난 게 사실이다. 그러나 토론토와 세인트루이스라는 팀 배경 때문에 김광현의 약점이 어느 정도 커버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 제이스 팀에서 선발로 꾸준히 뛴다는 것을 전제로 자신의 전성기(2013년, 2019년)때 올린 14승 보다 약간 떨어지는 10승 안팎의 승수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광현은 팀의 4~5선발로 활약할 경우, 대략 28~9번에 가까운 선발 기회를 잡는다고 볼 때 7~8승 정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방어율은 류현진이 3점대 김광현은 4점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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