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 사)
(사진=각 사)

[뉴시안=김기율 기자]KDB생명보험, 더케이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보험 등 보험사 매물이 잇달아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 다만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은행 부문을 늘리려는 대형 금융지주 외에는 마땅한 인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더케이손보 인수에는 하나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을 놓고는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더케이손보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치고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으며, 현재 최종 인수가를 놓고 교직원공제회와 협상중이다. 교직원공제회는 더케이손보의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시장에서는 통상 금융사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의 1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더케이손보 매각가를 1500억 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으로 인한 자본확충에 부담이 있어 1000억 원 내외를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깜짝 매물로 나온 프루덴셜생명의 경우 KB금융과 우리금융이 관심을 나타냈지만 적극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푸르덴셜생명 인수 검토를 실무진에 지시했지만 이는 원론적 수준의 검토이며, KB금융 역시 인수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KDB생명이다. 산업은행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세 차례 KDB생명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올해도 연내 매각을 목표로 온 힘을 다했지만 물리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산은이 예상하는 KDB생명의 가격과 시장이 평가하는 가격이 큰 차이가 있는데다가, 동양생명과 ABL생명, MG손보 등 잠재적 매물까지 포함하면 6곳 이상의 보험사가 매물로 나와서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줄줄이 매물로 나오는 이유는 보험업 자체의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손보사들은 우량채권 등 금융자산을 매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25% 급감한 1~3분기 누적 실적을 기록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자산운용수익률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2022년 도입되는 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 K-ICS도 이중고를 안기고 있다. IFRS17 시행으로 보험부채의 평가 기준이 원가가 아닌 시가로 변경되면, 보험사에서 준비해야 하는 책임준비금이 늘어남에 따라 부채비율은 높아지고 자본확충에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업황 부진과 저금리 기조 등 상황이 좋지 않아 인수 결정을 미루는 분위기”라면서도 “사업 시너지가 충분하기 때문에 조건만 맞는다면 금융지주에서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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