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뉴시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뉴시스)

[뉴시안=김기율 기자]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사실상 연임을 확정짓고 겸직하던 우리은행장직을 내려놓기로 하면서 차기 행장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 회장의 측근 인사들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가며 행장을 맡던 관행이 깨질지 주목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전날 우리은행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사전 간담회를 열었다. 차기 회장 후보로 손태승 회장을 단독 추천한 지 일주일 만이다. 

앞서 우리금융 임추위는 지난해 12월 30일 손 회장의 연임을 사실상 확정하고 지주 회장과 행장 겸직 체제를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 및 경영관리에 집중하고 새 은행장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통한 고객중심 영업, 은행 영업력 강화 및 리스크 관리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차기 행장에 내부 출신이 선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내이사 자격으로 임추위 위원장을 맡은 손 회장이 평소 “내부 출신 은행장을 고려하겠다”는 의견을 밝혀왔으며, 지주 체제 안정화를 위해서도 손 회장과 손발을 맞춰 온 인물이어야 한다는 이유다.

차기 행장 후보군으로 지난해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포함됐던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대표, 이동연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 등 우리금융 주요 계열사 CEO들이 거론되고 있다. 또 정채봉 우리은행 영업부문장과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 부문장 등 우리은행 부행장들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지난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일대일 합병으로 만들어진 우리은행은 그동안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양 은행 출신들이 번갈아가며 은행장을 맡아왔다. 현재 손 회장은 한일은행 출신으로, 관행상 차기 행장에 상업은행 출신인 조운행 대표나 김정기 부문장이 오르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고, 출신보다는 능력 위주의 인사가 이뤄져야한다는 주장이다. 손 회장이 지난 2017년 12월 기자간담회에서 “성과에 의해 평가해 나가면 (계파갈등에 대한) 잣대도 흐려질 것”이라며 “능력과 성과에 따라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DLF 사태 마무리가 차기 우리은행장의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라며 “이번 선임 절차에서 출신보다는 능력 위주의 후보 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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