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CIO)이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CIO)이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최근 1조6000억 원 규모의 환매 중단 선언으로 논란이 된 라임자산운용의 최대 판매사로 알려진 대신증권의 반포WM지점에서만 1조 원가량이 팔려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한 지점에서 대규모로 판매된 건 이례적이다. 

대규모 펀드 판매 실적의 중심에 서있던 간판 프라이빗벵커(PB) 장 모씨가 과거 반포WM센터장 시절 '라임 사태'의 핵심인 이종필 전 부사장과 긴밀한 관계에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행적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단일 판매사 기준으로 대신증권이 라임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라임펀드 판매 잔액(5조70000억 원)의 약 21%인 1조1760억 원을 가운데 1조 원가량이 반포지점에서 팔렸다. 특히 반포 일대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2000억 원이 판매됐다. 이 중 400억원가량은 환매되고 약 1600억 원이 미상환됐다.

이에 간판 프라이빗뱅커(PB) 장 모씨가 라임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친밀한 관계를 가져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행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장씨는 반포WM센터장 시절 이 전 부사장과 함께 장외 바이오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 10월 비상장기업인 바이오이즈가 15억원 규모로 발행한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라임 임직원 등과 함께 인수했다.

라임 사태의 장본인으로 구속 직전 자취를 감춘 이 전 부사장이 8억 원을, 장씨가 1억 원을 투자했다. 라임 대체투자본부의 김 모 본부장과 이 모 부장 등도 각각 1억 원씩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장씨와 라임 경영진은 단순히 재테크 상품을 공급하고 팔아주는 일반적인 운용사와 PB의 관계 그 이상이었다는 전언이다. 장씨와 라임은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관계였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장씨는 2015년 이전 라임투자자문 시절부터 원종준 대표, 이 전 부사장 등과 가깝게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6년 ‘라임 M360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펀드 설계 초기 단계부터 깊게 관여했으며 라임의 투자 실사를 위한 미국 출장길에도 동행했다.

장씨는 2017년 초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으로 발탁된 이후 라임펀드를 집중 판매했다. 대신증권이 라임펀드 1위 판매사를 기록하게 된 배경이다. 

업계에 따르면 라임은 코스닥 기업에 전환사채(CB)를 투자해 주고 다시 펀드 투자를 받았다. 이중 상당 부분을 대신증권을 통해 펀드를 설정해 장씨를 밀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당시 장씨는 반포 아파트 거주 주민들을 대상으로 '중위험 중수익'을 강조하면서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라임의 편법 운용 의혹이 제기된 이후 장씨는 반포 일대 투자자들을 불러모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환매하지 않도록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는 라임이 1조5000억 원 규모의 환매 중단을 선언하기 직전인 작년 9월 갑작스럽게 회사를 그만둔 뒤 메리츠종금증권 도극금융센터 총괄지점장으로 이직했다. 당시 대신증권 고객의 라임펀드의 자산 약 900억 원도 함께 옮겨왔다. 이 자산은 추후 환매 중단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메리츠종금증권 도곡금융센터는 변동성 장세 속 WM(자산관리) 강화 필요성을 느끼고 장 센터장을 영입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그의 이직을 두고 약 1조 원가량의 자산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 잔고가 움직일 것에 대해 주목한 바 있다.

현재 대신증권에 남은 라임펀드 중 환매 중단된 규모는 672억 원(개인 대상)으로, 이중 500억 원이 반포WM센터에서 팔린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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