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전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 창단식에서 김정태 구단주(하나금융그룹 회장)가 구단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4일 대전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 창단식에서 김정태 구단주(하나금융그룹 회장)가 구단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2020년 김정태 회장, 허정무 이사장, 황선홍 감독 트로이카 체제의 대전 하나시티즌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김정태 회장은 금융계, 허정무와 황선홍은 축구계의 전설들이다.

김정태 회장은 성균관대를 나온 후 곧바로 금융계에 뛰어들어, 국내 디지털 금융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다. 70~80년대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미드필더로 활약한 허정무 이사장은 3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기여하며 1986년 멕시코월드컵 본선에 출전했고, 네덜란드 명문 프로팀 PSV 아인트호벤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황선홍 감독은 1990년대 한국축구의 간판 공격수로서 4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으며,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 공격수로 활약했다.

이제 김정태, 허정무, 황선홍 세 사람이 호흡을 맞춰 대전(충청도) 축구를 전북 현대, 울산 현대 급으로 올려놓을 수 있을 것인지 프로축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허정무, 황선홍 두 사람은 1990년대 포항 스틸러스 팀에서 허정무가 감독으로, 황선홍이 선수로서 함께 호흡을 맞췄었고, 2005년부터는 전남 드래곤즈에서 감독 허정무와 코치 황선홍으로 재회하기도 했다.

김정태·허정무·황선홍 세 사람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축구 대전하나시티즌 팀의 올 시즌 목표는 오로지 하나, ‘1부 리그 승격’이다.

‘챌린지리그’라고 불리는 2부 리그 팀이 ‘클래식리그’라 불리는 1부 리그로 올라가는 길은 두 가지인데, 2부 리그인 챌린지리그에서 10팀 가운데 1위를 하면 자동승격이고, 나머지 한 장을 얻으려면 우선 2부 리그 2~4위권 팀들의 플레이오프를 해서 살아남아야 한다. 설사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1부 리그 12위 팀과 홈 앤드 어웨이로 승강전을 거쳐 이겨야 한다. 따라서 챌린지리그에서 1위를 해야만 확실하게 클래식리그로 승격될 수 있다.

대전, 질적·양적 선수 보강 나서

대전하나시티즌은 브라질 출신 공격수 안드레 루이스(Andre luis)를 임대 영입해 공격진의 무게감이 챌린저리그는 물론 클래식리그 팀과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안드레 루이스는 브라질 세리에A(브라질 1부 리그) 코린치안스(Corinthians) 소속 선수다.

코린치안스는 FIFA 클럽 월드컵 우승 2회, 브라질 세리에A 우승 7회, 코파 두 브라질 우승 3회, 상파울루 주 선수권대회 우승 30회 등을 기록한 브라질 최고 명문클럽이다. 과거 월드컵 스타 호나우두, 히바우두, 파투 등이 소속됐었다.

안드레 루이스는 오른쪽 윙 포워드가 주 포지션이지만, 스트라이커와 왼쪽 윙 포워드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주로 왼발을 사용하며, 슈팅 타이밍이 빠르며 정확하고, 스피드도 수준급이다. 1997년생으로 브라질 1부 리그에서 꾸준히 뛰었다.

그에 앞서 대전하나시티즌은 지난 4일 창단식에서 호주의 코너 채프만을 비롯한 9명의 선수 영입을 발표했다. 이어 12일과 13일 베테랑 조재철과 차세대 골키퍼 김동문 선수를 영입했다.

조재철은 K리그 통산 246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성남 FC와 경남 FC, 안산(당시 경찰청) 등을 거쳤다. 통산 22골 17도움. 2010년 성남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011년 성남의 FA컵 우승, 2018년 경남의 K리그1 2위에 기여했었다. 

김동문 골키퍼는 2019시즌 K리그1에서 25경기 이상 출장한 골키퍼 중 0점대 실점을 기록한 4명의 선수 가운데 한명이다. 송범근(0.84), 조현우(0.89), 노동건(0.90)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키 189cm로 골키퍼로는 적당한 신장의 김동문은 연령별 대표팀에 모두 뽑혔었다.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월드컵, 2015년 제28회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대표로 활약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뛰었다. 2017년에는 동아시안컵 멤버로도 선발되는 등 한국축구의 차세대 골키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안드레 루이스(사진=대전하나시티즌)
안드레 루이스(사진=대전하나시티즌)

하나금융그룹의 대전 시티즌 인수는 예고되었던 일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11월 5일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허태정 대전시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시티즌 투자협약을 체결했었다. 이로써 대전시티즌은 1999년 창단한지 22년 만에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바뀌게 됐다.

또한, 대전 하나시티즌 팀은 프로축구 22개(1부 12개, 2부 10개) 팀 가운데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바뀐 최초의 팀이 되었다.

대전시티즌은 1997년 3월 ㈜대전프로축구로 창단했다. 그후 2003년에 프로축구 평균 관중 1위, 주중 최다관중 4만3770명, 홈 승률 1위를 기록하며 대전에 ‘축구 특별시’라는 별명을 붙게 했다.

이후 대전프로축구단은 2005~2006년 시민주 공모를 통해 시민구단이 되었다. 그러나 2011년 K리그 15위, 2012년 K리그 13위. 2013년 K리그(클래식) 13위에 그치는 등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K리그2(챌린지)’로 강등된 뒤 K1(클래식)으로 승격되지 못했고, 2019시즌에는 챌린지리그에서도 9위에 그치는 등 부진한 성적으로 대전축구팬들로부터도 외면을 당했다.

현재 하나금융그룹의 메인 모델은 손흥민(토트넘 훗스퍼) 선수다. 하나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은 지난 1998년부터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공식후원사로 지정돼 20여 년째 후원을 해오고 있다.

또한, 하나은행은 2017년부터 프로축구리그인 K리그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이 계약은 올 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전 시티즌 팀과의 인연도 20년이 넘는다.

대전 시티즌은 대전시가 1997년 동아그룹, 계룡건설, 충청은행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창단했다. 창단 직후 충청은행이 구 하나은행으로 합병됐기 때문에 하나은행이 대전 시티즌의 ‘창립 멤버’라고 할 수 있다.

만만치 않은 챌린지리그

10개 팀이 겨루는 2020시즌 챌린지리그는 스타급 감독들의 영입으로 1부 리그 못지않은 관심을 모으게 되었다.

대전하나시티즌의 황선홍 감독, 경남 FC의 설기현 감독, 제주 유나이티드의 남기일 감독, 그리고 2019 폴란드 20세 이하 FIFA월드컵 준우승에 빛나는 정정용 감독이 서울 이랜드팀을 맡았다.

이처럼 스타 감독들이 맡은 팀들은 이번에 전력을 최대한 보강해 올 시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기존 FC 안양, 부천 FC, 전남 드레곤스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대전 하나시티즌 팀이 챌린저리그 우승을 차지하려면, 최소한 36경기 가운데 20승(승점 60점)을 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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