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선거 관련 '괴문서' 중 일부. (사진=뉴시스)
농협중앙회장선거 관련 '괴문서' 중 일부. (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오는 31일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경남·경북 대의원 조합장들에게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괴문서'가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거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경남 합천경찰서는 농협중앙회장 선거와 관련해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이 기재된 괴문서'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는 진정서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진정서에는 특정 후보를 당선시켜달라는 내용은 확인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문제가 된 '괴문서'에는 "A후보는 2007년, 2011년, 2016년에 열린 농협중앙회장 선거마다 킹 메이커 역할을 자처하며 각종 이권을 챙겼다"는 내용이 A4용지 2장에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선거에서 연대하지 않고서는 당선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서 각 후보의 합종연횡 절차를 언급했다. 특히 B후보와 C후보가 연대해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의 철학을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내용도 담겼다. 특정 지역의 후보가 중앙회장에 당선될 수 있도록 1차 투표에서는 B후보를, 2차 결선 투표에서는 C후보에게 표를 던져 적극 지지해야 한다고 적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해당 문서를 작성한 사람은 D씨를 포함해 3인의 명의로 적혀 있었으나 D씨는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며 지난 20일 합천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도 이 문서를 회수해 갔다.

선관위 관계자는 "제출된 비방 문서는 자필이 아닌 컴퓨터로 작성됐다"며 "대의원 조합장들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며 최대한 자료를 모아 경찰에 자료를 넘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진정인 D씨는 "서울시 강서구 우체국의 소인이 찍혀있는 것으로 보아 계획적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제24대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이번 선거는 오는 31일 치뤄질 예정이다. 임기 4년 단임제인 농협중앙회장은 30여 개에 달하는 농협중앙회 산하 계열사 대표 인사권과 예산권 등을 가진다. 

후보자는 오는 30일까지 전화와 문자메시지, 이메일, 명함, 선거공보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1차 투표인 전국 조합장 1118명 중 대의원 292명이 참여하는 간선제를 통해 과반을 얻으면 당선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실시된다.

경남지역 대의원 조합장은 34명이다. 이중 경북지역 대의원 조합장은 45명으로 영남권 표가 전체의 31%를 차지한다.

이번 선거에는 총 10명의 후보자가 등록했다. 경남지역에서는 비방 문서가 유포된 합천에서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 조합장, 최덕규 전 경남 합천 가야 조합장 등 2명이 출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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