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철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이 지난 12월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19년 3/4분기 국민소득(잠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승철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이 지난 12월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19년 3/4분기 국민소득(잠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박재형 기자]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기업부채 증가속도가 전 세계 주요 34개국 가운데 매우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3일 국제금융협회(IIF)의 ‘글로벌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5.1%로 1년 전보다 3.9%포인트 증가했다.

상승폭은 전 세계 33개국과 유로존을 포함한 34개 지역 가운데 두 번째로 컸다. 홍콩(71.0→77.3%)이 6.3%포인트 뛰며 1위였고 중국(51.9→55.4%)이 3.5%포인트 오르며 3위를 나타냈다.

빠르게 불어난 가계 빚은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속에 주택 매매와 전세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기업 부채도 가계 빚만큼 빠르게 상승했다. 

한국 비금융 기업의 부채는 지난해 3분기 기준 GDP 대비 101.6%로 전년 동기 대비 6.3%포인트 증가했다. 상승폭은 7.5%포인트 늘어난 브라질(95.8→103.3%)에 이은 2위였다.

반면 우리나라 정부부채 증가세는 전 세계 주요국보다 약한 편이었다.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40.2%로 1년 전보다 3.5%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 속도는 영국(10.1%포인트)이나 중국(4.6%포인트) 등보다 적었다.

다만 가계와 기업 빚이 워낙 빠르게 늘어난 탓에 가계, 비금융법인, 정부, 금융법인을 모두 합한 총부채의 GDP 대비 증가속도는 34개국 중에 가장 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글로벌 부채는 총 252조600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9조6000억 달러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계부채는 1조7000억 달러, 비금융법인 부채는 3조1000억 달러, 정부 부채는 4조 달러, 금융법인 부채는 8000억 달러 증가했다.

IIF는 보고서에서 “저금리 환경 속에서 2020년 글로벌 부채는 더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기업부채가 증가하며 올해 1분기 말 글로벌 총부채는 257조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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