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사진=뉴시스)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사진=뉴시스)

[뉴시안=김희원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사태가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직격탄을 가하고 있다.

중국산 부품 재고 소진에 따라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셧다운’ 사태를 맞게 되면서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내 자동차 업계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신종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공장 휴업을 연장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는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들의 피해도 막대하다는 점에서 긴장하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는 춘제(春節·설) 연휴를 이달 2일까지로 늘린 데 이어 각 지방정부가 기업 연휴를 9일까지로 더 연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조립 초기 공정에 설치하는 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 재고가 바닥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공장에서는 이 부품을 대개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사용하는데 종류가 많아 관리가 어렵다는 점 등 때문에 재고를 통상 1주일치 정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와이어링 하니스뿐 아니라 다른 제품들도 공급 차질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이 어려워짐에 따라 4∼12일까지 평택공장 가동을 멈춘다.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코리아의 중국 옌타이공장이 9일까지 가동 중단을 연장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중국산 부품을 공급받지 못하게 되면서 울산 5공장을 4일 오전부터 가동 중단했다. 5공장 생산 모델은 제네시스 G90, G80, G70 모델, 수소연료전지차(FCEV) 넥쏘, 투싼 등이다. 현대차 노조가 회사의 공장 휴업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울산 5공장 뿐만 아니라 울산 1공장과 4공장, 아산 공장도 임시 가동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지난 주말 팰리세이드 생산라인 특근을 취소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에 와이어링 하니스를 납품하는 유라코퍼레이션, 경신, 티에이치엔 등 1차 협력업체의 중국 공장 생산 중단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하언태 현대차 사장은 전날 공장 게시판에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해 휴업까지 불가피한 비상상황”이라며 “휴업시기와 방식은 공장별·라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화성공장과 광주공장에서 차량 생산을 감축했던 기아차 역시 조만간 생산라인 가동 중단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아차 노조는 현재까지는 가동 중단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의 경우는 당장 공장 가동에 차질은 없지만 사태 장기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 연휴 이후 공장을 다른 업체보다 이틀 늦게 가동했던 한국GM도 지난 주말 국내 공장에서 예정했던 특근을 모두 취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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