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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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안=김태수편집국장]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간의 날선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동생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결정할 3월 주주총회가 다가오면서 양측의 기싸움이 흥미롭다. 한편으론 남매간의 싸움이라는 점에서 측은하고 안쓰럽다. 볼썽사납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들 남매의 싸움을 두고 누가 최후 승자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 남매에게서 기업가의 품격이 보이지 않는다며 적지 않은 아쉬움을 토로한다.

무엇보다 조양호 회장 타계 이후 이들 남매는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가족간 화합을 통해 그룹을 운영하기로했다. 그런데 그들 남매는 선친의 유지와 가족간의 약속 조차 지켜내지 못했다. 남매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그들 남매는 지금 불협화음으로 서로 칼을 겨눈채 경영권 장악에 목을 내걸고 있는 형국이다.

사람들은 가족에서 적이 된 그들 남매를 어떤 시각으로 봐라볼까?

싸움의 시작은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지난해 말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면서다.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그것이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서는 개선될 수 없다며 사실상 동생의 퇴진을 압박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조 전 부사장은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함께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연임을 막기 위해 공동 전선을 구축했다. 자신은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혁신적 경영을 약속했다.

뒤집어 보면 한진그룹의 경영혁신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모습이지만 결국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동생에게서 경영권을 빼앗아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고민과 답답한 심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희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뒤늦게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한진가의 경영권은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그럼에도 안타까운 것은 경영권 다툼에 앞서 기업가로서 그들 남매가 보여준 모습이다. 누나는 땅콩회황으로 국민의 공분을 샀다. 동생은 어머니와의 갈등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눈총을 받았다.

그동안 그들 남매가 보여준 모습에서 기업가 정신을 찾아보기 힘들다. 기업가는 기업의 본질인 이윤을 창출하면서도 국가를 위한 산업보국과 사회적 책임 의식도 겸비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그들 남매는 기업가로서 제자리를 찾지못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일부 분야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적지 않은 국민들은 그들 남매가 기업가 정신을 갖춘 품격있는 기업가라는데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은 앞으로 전문경영인체제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해 주주 공동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3월 주주총회에서 누가 경영권을 장악하든 조 전 부사장의 다짐대로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품격있는 기업가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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