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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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안=김태수편집국장]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조원태-조현아 남매의 싸움이 치열하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을 공개비난하면서 촉발된 싸움은 그동안 지켜만 보던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가세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물론 이명희 고문이 둘째딸 조현민 전무와 함께 아들의 편에 서기로 한 것은 남편인 고 조양호 회장의 유지에 따라 적어도 가족간의 다툼을 정리하고 한진가의 경영권 만큼은 지켜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자칫 조중훈-조양호-조원태로 이어진 승계 흐름이 깨져 한진그룹 내에서 오너 경영 체제가 사라지게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듯하다.

그럼에도 조 전 부사장의 입장은 확고하다. “그런 점까지 고민해 결정한 것으로 특별히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주주가 원하는 투명한 경영혁신안을 앞세워 조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당사자들은 피말리는 싸움이겠지만 관전자들은 흥미롭다.

조원태를 비롯한 한진가가 경영권을 지켜낼지?” 아니면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세력과의 연대로 동생을 끌어내릴지?”가 말이다.

어머니의 가세로 조 회장측이 잠시 숨고를 시간을 얻었지만 주주총회까지 누가 이길지 섣불리 단정할 수 없는 미묘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사실 이들 남매간의 싸움을 지켜보면 치졸하게 가족끼리 뭐하는 짓인가하는 생각이 없지 않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한진그룹이라는 글로벌 기업이 가족간의 밥그릇 싸움에 흔들리는가하는 분노의 분위기도 있다.

어머니의 도움으로 재정비할 시간을 확보한 조원태 회장측이 조 전 부사장측을 향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은 이미 현재 상황은 가족 간 경영권 분쟁 상황이 아니라, 기존의 경영진과 앞으로 전문경영인체제로 경영 혁신을 하자는 주주 간의 대결로 봐달라며 경영혁신안을 제시했다. 게다가 "경영일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때문에 우호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조 회장측은 더욱 확실하고도 투명한 경영혁신안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조 회장 측 한진칼 지분율은 33.45%, 조 전 부사장 측은 31.98%로 지분율 격차는 1.47%P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한진칼 지분 3.45%를 보유한 국민연금 등이 캐스팅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조 회장측은 캐스팅보트인 국민연금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배구조개선을 비롯한 강도 높은 혁신적 경영안을 내놓아야 한다.

이들 남매의 싸움은 볼썽사납지만 누가 승리하든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는 현재보다는 한층 투명하게 개선될 것만은 틀림없다. 이와함께 한진그룹 총수 일가들의 갑질과 국민들의 공분을 야기하는 잘못된 일탈행위도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것만으로도 이들 남매의 싸움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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