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CJ 25년 ‘K컬처’ 지원 결실 맺다
봉준호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CJ 25년 ‘K컬처’ 지원 결실 맺다
  • 김희원 기자
  • 승인 2020.02.1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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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회장은 전략가, 이미경 부회장은 ‘실행가’ 역할
영화 ‘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아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무대에 올라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영화 ‘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아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무대에 올라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뉴시안=김희원 기자]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기록하는 쾌거를 이뤄내면서 투자배급사인 CJ그룹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의 K컬쳐 지원도 재평가 받고 있다.

10일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작품상과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 등을 수상해 4관왕을 달성했다.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미국 골든글로브 등 세계 최고권위의 시상식을 두루 석권한데 이은 쾌거다.
 
기생충의 대대적인 성공과 함께 CJ그룹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의 노력도 다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은 지난 1995년 영화사업을 시작한 이후 꾸준히 아티스트를 키워왔다. CJ그룹은 당시 신생 할리우드 스튜디오 드림웍스에 투자하면서 영화사업에 뛰어들었다.
 
▲ 1995년 영화사업에 뛰어든 CJ, ‘살인의 추억’ 시작으로 봉준호 지원
 
CJ는 지난 2003년 개봉한 ‘살인의 추억’을 시작으로 꾸준하게 봉 감독의 영화에 투자했다. 이 부회장은 ‘마더’가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을 때에는 직접 칸까지 가서 홍보활동을 펼쳤다. 특히 좌초될 위기에 처한 글로벌 프로젝트 ‘설국열차’의 메인 투자사를 자처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기생충’에 ‘책임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으며 CJ ENM은 영화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와 125억원 규모 투자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프랑스 칸영화제와 미국 내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도 적극 지원했다.
 
CJ그룹은 ‘오스카 캠페인’에 1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카 캠페인’은 아카데미 시상식 각 부문 투표권을 가진 수천 명의 미국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홍보를 하기 위한 ‘아카데미 수상을 위한 사전 홍보작업’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기생충’이 이런 성과를 얻기까지 이재현 회장은 전략가를, 이미경 부회장은 ‘실행가’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 25년간 CJ그룹의 문화사업 비전과 전략을 수립했다. CJ그룹의 문화사업에서 ‘전략가’ 역할을 한 그는 대규모 투자와 지원을 통해 K-컬처를 전 세계에 확산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평소에도 “독보적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해 전 세계인이 일상에서 한국 문화를 즐기게 하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재현 “기생충 국격 높여, 25년간의 투자 헛되지 않았다”
    이미경,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 “한국 관객 없었다면 이 자리 없었을 것”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CJ ENM 업무 보고에서 “영화 ‘기생충’은 전 세계에 한국 영화의 위상과 가치를 알리고 문화로 국격을 높였다”고 평가하며 “지난 25년간의 투자가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폭넓은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 회장의 비전을 실행하는 역할을 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라 지난 2014년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국내 그룹 경영 일선에서는 한 발짝 물러났다. 그러나 그는 해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계속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 감독과 출연 배우들과 함께 영광의 순간을 즐겼다. 이 부회장은 작품상을 수상한 이후에는 무대에 올라 직접 영어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우리의 모든 영화에 대해 주저하지 않고 의견을 바로 말씀해주신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하다”며 “그런 의견 덕분에 우리가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고, 감독과 창작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한국 관객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자신의 남동생인 이재현 회장을 향해서도 “불가능한 꿈일지라도 언제나 우리가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우리 모든 예술가에게 찬사를 보낸다”며 “제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 바른손과 CJ, 네온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연구소장은 이날 SBS CNBC에 출연해 ‘기생충’의 쾌거에 대해 “우리 문화인들이 글로벌 업적을 올리게 된 배경에는 우리 기업, CJ그룹이 있었다”며 “삼성그룹을 창업한 이병철 회장이 평소에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그 말을 승계해서 CJ가 문화에 많이 투자를 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포춘 같은 미국의 언론은 기생충의 성과는 봉준호와 이재현, 이미경 세 사람이 합작을 해서 만들어낸 한국 영화의 성과라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생충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힘입어 전날에 이어 11일 장 초반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12분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기생충’ 투자·배급사인 CJ ENM(3.10%)은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바른손 E&A)는 전 거래일보다 12.58% 오른 2천685원에 거래 중이고 바른손 E&A를 최대 주주로 둔 자회사 바른손(22.81%)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기생충’에 투자한 벤처캐피털 컴퍼니케이(5.34%)도 전날에 이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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