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샵에 전시되어 있는 D램, 낸드 플래시, 모바일AP, LED 조명. (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샵에 전시되어 있는 D램, 낸드 플래시, 모바일AP, LED 조명. (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가 올해는 웃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최악의 메모리반도체 불황을 겪으며 끝없이 떨어지던 D램 고정가격이 지난 1월 반등하면서 분위기 쇄신의 싹이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그야말로 '최악'의 해였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데이터 센터 기업의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범용 D램인 DDR4 8Gb 제품 평균가격은 지난달보다 1.07% 올라 2.84달러를 기록했다. 2018년 8월 메모리 시장 호황기 당시 8.19달러에 판매되던 제품이다. 지난해 수요 부진 이후 위기를 겪다가 데이터 센터 수요 증가 추세에 힘입어 올해 1월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이미 바닥을 찍은 후 지난 6월부터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D램 만큼 하락 폭이 크지 않았고, 회복세도 비교적 빠르다. 

또 지난달 시장 판도가 변한 것을 방증하듯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보유한 재고량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세계 시장 조사업체인 IHS마킷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시장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이 지난해보다 5.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가트너는 5G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반도체 시장의 가장 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5G 상용화 이후 고용량 콘텐츠와 OTT 등 콘텐츠 플랫폼 경쟁 시대가 도래하면서 데이터 소비량이 증가해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020년 DRAM 시장은 재고 부족 사태를 겪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메모리 제조사들은 올 2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7년, 2018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올해는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사업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의 경우 상반기 중에 메모리 재고 정상화를 추진하고,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은 메모리 사업의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한다. 설비투자는 시황 회복 추이에 맞춰 대응할 방침이다. 더불어 시스템반도체와 디스플레이, AI, 5G와 같은 미래 성장 사업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메모리 제조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SK하이닉스 역시 올해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해 전년보다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D램은 10나노급 2세대(1y나노) 비중을 확대하고, 최근 개발한 10나노급 3세대(1z) 제품을 내년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나노급 4세대(1a) 제품은 2021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낸드 플래시는 96단 제품 및 SSD향 매출 비중을 지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128단 제품 역시연내에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하고 고용량 솔루션 시장으로의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D램 수요 성장률은 작년보다 높은 20% 수준, 낸드 시장의 수요 성장률은 30% 초반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올해 연간 D램 출하 성장률은 10% 중후반을, 낸드는 40%이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내놨다. 미래성장을 위한 장기적인프라 투자는 지속하지만 단기투자에 대해서는 대외적인 불확실성을 감안해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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