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박현 기자]롯데가 유통 부문의 고강도 구조조정 방침을 표명하고 나섰다. 작금의 녹록지 않은 제반 여건을 타개하는 가운데 해당 부문의 체질 개선과 수익성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관측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 17조6328억 원, 영업이익 4279억 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1.1%, 28.3% 감소를 나타냈다. 특히 롯데마트와 슈퍼마켓(SSM)은 적자를 냈다. 이는 무엇보다 장기적인 경기 불황 아래 중국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영향, 일본 상품 불매운동으로 인한 유탄, 온라인 유통업체의 파상 공세 등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더욱이 올해 지난달 하순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라는 악재가 이어지며 얼어붙은 소비 심리는 유통업종 전반에 상당한 타격을 가했다.

이에 롯데쇼핑은 13일 비효율 점포 정리를 핵심으로 하는 ‘2020년 운영 전략’과 자사의 핵심 역량을 활용한 체질 개선 시도를 골자로 하는 ‘미래 사업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미 롯데쇼핑은 지난해 12월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력 확보를 위해 조직을 개편, 기존 ‘사업부제’를 1인 CEO 체제 하의 ‘통합 법인(HQ)’ 구조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새롭게 신설된 HQ가 통합적 의사결정을 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각 사업부는 상품 개발 및 영업 활동에 집중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이러한 조직 개편을 기반으로 한 ‘2020년 운영 전략’의 핵심은 강도 높은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통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방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롯데쇼핑 내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LOHBs) 등 총 700여 개 점포 중 약 30%에 달하는 200여 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다. 자산을 효율적으로 경량화하고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 재무건전성과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롯데쇼핑 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롯데쇼핑은 자사가 보유한 핵심역량인 ‘공간’, ‘MD’, ‘데이터’를 활용해 체질 개선을 진행하는 미래 사업 운영방향도 제시했다.

넓은 매장 공간(총 100만 평), 지난 40여년 간 축적된 MD 노하우 및 방대한 고객 데이터(3900만 명)를 다각도로 활용, 기존의 ‘유통 회사’에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서비스 회사’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우선 롯데쇼핑은 총 100만 평(약 330만㎡)의 오프라인 공간을 리셋(Reset)하고, 업태의 경계를 넘나드는 매장 개편으로 사업부 간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또한, 경쟁력이 낮은 중소형 백화점의 식품 매장은 신선식품 경쟁력을 갖춘 슈퍼로 대체하고, 마트의 패션 존(Fashion Zone)은 다양한 브랜드에 대한 바잉 파워(Buying Power)를 갖춘 백화점 패션 바이어가 기획·진행하는 등 기존 매장 운영 개념에서 벗어나 융합의 공간을 구현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내 유통사 중 최대 규모인 3900만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모든 고객·상품·행동 정보를 통합, 분석하고 오프라인과 이커머스의 강점을 결합,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로써 ‘고객을 가장 잘 이해하는 서비스 회사’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국내 시장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전환함을 궁극적인 목표로 한다는 설명이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현재 롯데쇼핑의 최우선 과제”라며 “고객, 직원, 주주들의 공감을 얻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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