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박지원이 12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1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4대륙 선수권대회 남자 3000m 슈퍼파이널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쇼트트랙 박지원이 12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1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4대륙 선수권대회 남자 3000m 슈퍼파이널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프로바둑에서 유례 된 ‘9단’은 각 분야의 ‘달인’을 상징한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박지원 선수가 그동안 가능성민 보이다가 잠재력이 폭발하면서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9단’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박지원은 지난 17일 네덜란드에서 끝난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6차 월드컵 남자 1000m와 1500m를 모두 석권, 6차 월드컵 까지 8개의 금메달(단체전 1개 포함)을 휩쓸며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박지원은 단국대학교 재학 중이던 4년 전 만해도 세계랭킹 8위에 그칠 정도로 무명 선수 였다.

그러나 2018~19 시즌 곽윤기 선수가 한 시즌을 모두 쉬기로 하면서 5명의 국가대표에 턱걸이를 했다.

그리고 김건우 선수가 여자숙소 무단침입으로 인해 자격정지를 당해 한 국가 당 4명에게 만 주어지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박지원은 국제대회에 나가자 마치 준비된 선수처럼 월드컵 시리즈 1000m 1위, 종합 3위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곽윤기, 김건우, 임효준이 차례로 빠지는 행운

박지원은 이번 2019~20시즌 임효준, 황대헌 선수가 제 실력을 발휘했다면 1000m,1500m 그리고 500m 등 개인종목 출전권이 주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다만 5000m 계주용 선수에 그쳤을 것이다.

임효준, 황대헌 두 선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세계 랭킹 1,2위를 다투던 선수들이다.

순발력이 좋은 임효준은 500m와 1000m, 파워와 지구력이 뛰어난 황대헌은 1000m와 1500m에서 세계정상권 실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박지원에게 운이 따랐다.

임효준은 지난해 6월 진천 선수촌에서 훈련을 하다가 여자선수들도 보는 앞에서 후배 황대헌 선수의 엉덩이를 벗기는 추행을 저질러 1년 자격정지를 받아 징계 상태라 국제대회 출전하지 못했고, 황대헌은 부상과 슬럼프가 겹쳐 매 경기 실격을 당해 ‘스케이트 입스’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부진 했다.

박지원이 9일(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19-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남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골인하며 기뻐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지원이 9일(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19-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남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골인하며 기뻐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목숨 걸고 훈련

박지원은 임효준, 황대헌이 징계와 부진으로 생긴 한국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의 공백을 실력으로 충분히 커버 했다.

박지원은 영리한 스케이터 였다. 자신이 아웃코스로 달릴지 인코스로 달릴지 또는 아웃코스로 추월할지 인코스로 추월할지 여부에 대한 판단능력이 뛰어났다.

그러나 순발력과 지구력에서 문제가 있었다.

박지원은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주위에서는 ‘저러다가 링크에 올라 서 기도 전에 죽겠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훈련 량이 엄청 났다.

박지원은 그동안 부단한 노력으로 천부적인 레이스 운영 능력에 순발력과 스피드지구력까지 갖춰 이제는 결점이 거의 없는 완성형 선수가 되었다.

박지원은 18일, 6차 월드컵이 끝난 네덜란드에서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서 곧바로 세계선수권대회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부터 2월 중순까지 이어진 6차례의 월드컵 시리즈는 사실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한 예비대회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빙상계는 오는 3월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벌어지는 2020 세계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박지원 선수가 또 다시 ‘쇼트트랙 9단’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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