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시스)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삼성전자와 TSMC가 나란히 퀄컴의 5G(5세대 이동통신) 모뎀 칩 공급 계약을 따냈다. 양사의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업체 퀄컴의 차세대 5G 모뎀 칩 'X60' 생산 계약을 수주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X60은 퀄컴의 3세대 5G 모뎀 칩으로, 삼성전자의 5나노미터(㎚) 공정이 도입된다. 5G 구현 속도를 높이며 28Ghz의 밀리미터파(mmWave) 등 여러 주파수를 지원하는 QTM535 안테나 모듈을 갖추고 있다.

또 파운드리 업계 부동의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도 퀄컴의 5나노미터 모뎀칩을 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삼성전자와 TSMC 간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계약 수주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봤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19년 4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17.8%다. TSMC는 52.7%로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나 모바일 AP 등을 설계·생산하는 것 외에도 파운드리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퀄컴과는 14나노 공정부터 10나노, 2018년에는 7나노 공정까지 협력 관계를 확대해 5G칩 생산을 함께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메모리 반도체 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삼성이 시스템 반도체 사업 확대를 강조하는 것은 현재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가 시스템 반도체이며, 향후에도 이 분야의 수요가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계약이 이같은 삼성전자의 노력에 진전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고 보고 있다. 

또 올해 글로벌 시장의 5G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X60의 수요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 퀄컴으로부터의 계약 수주는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TSMC는 올해 상반기중 5나노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2020년에는 5나노 생산이 TSMC의 총 매출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5나노 공정을 확대하고 TSMC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좁혀가겠다는 방침이다.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 측은 지난 1월 투자설명회에서 TSMC와 어떻게 경쟁할 것이냐는 질문에 "올해 고객 애플리케이션을 다양화해 5나노미터 양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퀄컴은 2020년 1분기 내로 X60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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