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시스]박미소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이석구 기자]우리나라 수출이 15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물론 글로벌 교역 둔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수출 총액은 412억6000만 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4.5% 늘었다. 일평균 수출액은 18억3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7% 감소했다.  

올해 2월은 설 연휴가 없어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늘어나 14개월 만에 월 수출 총액이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일평균 수출은 다시 줄어든 셈이다. 지난 1월 일평균 수출액이 1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던 점을 감안해 볼 때 코로나19가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대(對)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6.6% 감소한 89억 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우리는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아 현지 시장 둔화와 소비 침체는 국내 수출 기업에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현재 중국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량 가운데 25% 가량을 차지한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39.7%), 석유화학(43.6%), 일반기계(23.5%)의 대중국 수출 비중이 특히 높다. 

지난달 대중국 디스플레이 수출은 전년 대비 42.0% 감소했다. 산업부는 중국 공장 조업 중단으로 인한 디스플레이 수출 부진을 이유로 꼽았다. 비슷한 이유로 자동차와 일반기계의 대중국 수출도 각각 36.3%, 9.5% 줄었다.

업계에 따르면 2월 반도체 수출이 9.4% 늘면서 1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이는 지난해 2월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반도체 수출 역시 3월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현지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차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자동차 전체 수출도 16.6% 감소했다.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전체 수출액은 각각 9.7%, 0.9% 감소한 31억5000만달러, 30억달러로 집계됐다. 중국 내 원유 수요가 위축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한 탓이다.

한편 산업부는 신규 계약이 성사되는 3월부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이 가시화 될 것으로 봤다. 또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를 겪었던 때보다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3년 4.3%에서 지난해 16.9%로 약 4배 확대된 탓이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비중도 같은기간 1.4배 늘었다. 중국의 전자·통신 장비 수출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12.3%에서 2018년 31.6%로 확대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글로벌 경제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6.0%로 전망했다. 하지만 5%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얼마 전 게리 라이스 IMF 대변인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세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중국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1%포인트(p) 하락시 우리 수출은 1.74%p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사스가 한창이던 2003년 당시 5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 증가율은 3.5%로 전월 대비 15.7%p가량 하락했다. 그해 수출 증가율은 평균 19%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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