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NI)이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으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를 기록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사진은 수출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부산항 신항의 선박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NI)이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으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를 기록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사진은 수출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부산항 신항의 선박 모습. (사진=뉴시스)

[뉴시안=박현 기자]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GNI)이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를 기록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체감 성장을 나타내는 명목 GDP 성장률은 IMF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인당 국민총소득은 3만2047달러로 지난해보다 4.1% 감소했다. 2015년(-1.9%) 이후 4년 만에 성장률도 감소했다.

지난해 명목 GDP 성장률은 1998년(-0.9%) 이후 가장 낮은 1.1%로 내려앉았고,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까지 약 5.9% 상승해 달러화로 환산되는 1인당 국민소득도 줄어들었다. 원화 기준으로는 3735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지만, 1998년(-2.3%) 이후 가장 둔화했다.

이처럼 국민소득이 감소한 것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대외 경제상황 악화와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명목 GDP 성장률이 떨어진 데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2.0%로 3년 연속 내림세를 나타내며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재정을 풀어 성장세를 떠받친 영향으로 그나마 지난해 2%대 성장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성장 기여도는 1.5%p, 민간은 0.5%p였다.

정부 소비는 6.5% 증가해 2009년(6.7%)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으나 민간 소비 증가율은 1.9%로 지난해 2.8%보다 둔화됐다. 수출도 3.5%에서 1.7%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2015년(0.2%) 이후 가장 저조했다. 건설투자(-3.1%), 설비투자(-7.7%)는 모두 감소했으며, 특히 설비투자 감소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년(-8.1%) 이후 가장 컸다.

이와 함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3% 성장, 속보치보다 0.1%p 상향 조정됐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0.3%p 하향 조정된 반면 설비투자(1.8%p), 건설투자(0.7%p), 민간소비(0.2%p) 등은 상향 조정된 영향이다.

지난해 연간 명목 GDP는 1914조 원으로 전년 대비 1.1% 성장에 그쳐 1998년(-0.9%)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주요 요인은 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생산한 수출품과 투자재 등을 포함한 국민경제 전반의 종합적인 포괄적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지난해 –0.9%를 나타내 IMF 외환위기 이후였던 1999년(-1.2%) 이후 가장 낮았다.

반도체 수출 가격이 하락해 GDP 디플레이터의 낙폭도 커졌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수출 디플레이터는 –4.9%로 전년(1.4%) 대비 큰 폭으로 하락 전환했으며, 내수 디플레이터도 1.6%에서 1.3%로 둔화했다.

실질적인 국민소득도 줄어들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0.3%에 그쳐 1998년(-7.7%) 이후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GDP와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늘었음에도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된 영향이다. 명목 GNI는 전년 대비 1.7% 늘었지만, 역시 1998년(-1.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총저축률은 34.6%로 전년(35.8%) 대비 1.2%p 하락했으며, 2012년(34.5%)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았다. 국내총투자율도 역시 전년 대비 0.4%p 하락한 31%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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