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해 5월 물적분할을 반대하며 조합원 파업 출정식을 열고있다.(사진=뉴시스)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해 5월 물적분할을 반대하며 조합원 파업 출정식을 열고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시평]한치 앞이 안보이는 그야말로 암흑세계이다. 한은이 0.5%의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11.7조원의 추경이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정부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시장은 물론 세계경제의 상황이 엄중하다.

작금의 상황을 비상경제시국으로 규정한 문재인 대통령도 직접 비상경제회를 주재하기로 했다. 비상경제시국을 타개하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대통령은 특히 추경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례없는 비상상황이므로 대책도 전례가 없어야 한다. 이것저것 따질 계제가 아니다. 실효성이 있는 방안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쓸 수 있는 모든 자원과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온나라가 비상이다. 코로나19는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경기침체는 하루가 다르게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노조가 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오는 20일 전체 조합원의 2시간 부분파업 계획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루 전날인 19일 점심시간에는 사내에서 오토바이 경적 시위도 전개한다.

파업은 노조의 권리 쟁취를 위한 정당한 절차이다. 하지만 작금의 비상경제시국에서 파업을 결행한다는 것은 결단코 바람직하지 않다.

대통령과 온 국민이 나서 비상경제시국에 대한 전방위적인 타개책 마련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인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을 한다니 무척 당혹스럽다. 노조의 파업이 절차적 당위성을 갖는다해도 이 시점에서 파업을 강행한다면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노조는 이제라도 파업 결정을 철회하고 비상경제시국에 대처하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길 촉구한다.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야 하는 작금의 상황에서 노사 양측 모두 협상에 전향적으로 나서 합의를 도출해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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