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 12명이 모기업의 경영위기와 코로나19 확산 추세 속에 골프 모임을 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뉴시스)
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 12명이 모기업의 경영위기와 코로나19 확산 추세 속에 골프 모임을 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박현 기자]경영위기에 빠진 두산중공업이 긴급자금 1조 원을 지원받은 가운데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 10여 명이 골프 모임을 가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종 모임을 자제하는 사회적 움직임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엔진 부문 임원과 팀장 등 12명은 토요일인 전날 28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에서 골프 모임을 가졌다. 라데나 골프클럽은 두산그룹이 운영하는 골프장이다.

이날 골프 모임에 참석한 사람 중에는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지 만 2주가 안 된 직원 2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사내에서 부적절한 골프 모임이었다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모기업인 두산중공업이 경영위기로 직원 2600명에 대한 명예퇴직을 시행한 데 이어 휴업까지 추진하는 등 직원들이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고, 해당 골프 모임 바로 전날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1조 원의 긴급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는 등 긴박한 상황에서 골프를 즐기는 게 과연 적절한 행동이냐는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임에도, 10명이 넘게 모여 모임을 가진 데다 미국에서 돌아온 지 2주일이 채 안 된 직원들이 동석했다는 것도 부주의한 처신이었다는 지적이다.

직원들의 익명게시판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및 모기업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어려운 시기에 회사 리더들이 좀 더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야 하지 않나”, “영업조직 리더들이 골프대회를 열었다는 데 힘없는 직원들만 고통을 분담하고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하나”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회사 측은 “이번 골프 모임은 회사 행사가 아닌, 친목 도모 차원에서 가진 것으로 관련 경비는 모두 각자 개인이 부담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출장자 2명의 경우 귀국한 지 2주일 정도 지난 상태로, 지난 14∼15일 귀국 당시 보건당국으로부터 자가격리 지침이 없었고, 자가격리 대상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은 해당 모임이 사실이라면 이런 시기에 하지 말았어야 할 부적절한 행동이라면서 신속히 상황을 파악한 뒤 책임을 따지고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