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시평]국내 주요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3월을 지나면서 대부분 마무리됐다. 그동안 재계의 관심을 끌었던 대한항공의 한진칼 주총도 끝났다.

특히 남매의 난으로 불린 이번 한진칼 주총은 조원태 회장의 승리로 끝났지만 여진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이다. 주총 결과는 시장이 예측한대로 이변없이 끝났다. 국민연금의 지원을 받은 조원태 회장이 승리했다.

 

조원태 회장, 어떠한 지배구조개선도 이뤄내지 못해

 

 

조원태 회장(사진=뉴시스)
조원태 회장(사진=뉴시스)

 

하지만 한진칼 주총 결과에 대해 어떠한 지배구조 개선도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매우 실망스럽다라는게 시민사회단체들의 대체적인 평이다.

결과적으로 총수일가인 조원태 회장만 이사직을 유지하고, 전자투표제 도입, 배임·횡령 이사의 해임 등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및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개선안건 통과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조원태 회장의 경우 이사직을 유지하기 위해 구색맞추기 식의 정관 변경안을 내놓고, 전자투표제 도입, 배임·횡령 이사 해임 등 지배구조 개선 관련 주주연합 측의 변경안에는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는 주주가치 제고 및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조원태 회장의 공언이 여론을 의식한 가식적 시늉에 불과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이어진다.

참여연대는 이에 조원태 회장 측이 주총 직전 표명한 지배구조 개선 약속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려면 사외이사 중심의 각종 위원회 설치 등 한진칼 및 대한항공에 대한 이사회 개혁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앞서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도 조원태 회장에 대해 회사기회유용 등 기업가치 훼손 경력 및 타 회사 이사 겸직으로 인한 이해상충 위험 등의 이유로 반대를 권고한바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또 조원태 회장은 비상장 회사에 대한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이익을 취한 수혜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고도 지적했다.

조원태 회장은 무엇보다 이번 한진칼 주총 결과에서 보여지듯 말로만 한진칼 지배구조개선을 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뼈아프게 새겨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조원태 회장이나 조현아 부사장을 비롯한 3자연합 모두 지배구조 개선 약속은 경영권 분쟁을 위한 수단이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진칼의 지배구조개선을 위해서는 이제 국민연금이 주주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번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이사 연임안에 찬성한 국민연금이 향후 한진그룹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차 커질 것 같다.

조원태 회장 역시 본인이 약속한대로 진정한 지배구조개선을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김태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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