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선수 은퇴 기자회견(사진=뉴시스)
양동근 선수 은퇴 기자회견(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편집위원]양동근은 어제 서울 논현동 KBL 센터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나는 패스를 잘 하는 가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코트에서 쏘리(Sorry)’‘탱(Thank you)’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고 한다.

자신의 부정확한 패스 때문에 미안하고, 그 패스를 받아서 골을 성공시켜서 고맙다는 뜻이었다고 한다.

양동근은 포인트 가드로서 가장 중요한 어시스트 상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 패스를 잘하는 가드는 아니었다는 그의 말이 틀리지 않는다.

그러나 양동근은 패스를 잘하는 가드가 아니면서도 포인트 가드로 한국농구의 계보를 남긴 선수가 될 것 같다.

스포츠맨은 크게 두 가지 선수가 있다.

계보를 남긴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

한국 축구의 골키퍼는 홍덕영 골키퍼를 원조로 함흥철, 이세연, 이운재 등으로 이어져오고 있고, 야구 국가대표 왼손 에이스는 이선희, 구대성,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등이 계보를 잇고 있다.

한국 남자농구 포인트 가드 계보는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강동희, 이상민, 김승현, 신기성, 주희정 그리고 양동근에 이어 김선형과 최근 허 훈(kt)선수가 계보를 잇고 있지만, 양동근 선수는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를 가장 잘 갖춘 포인트 가드로 인정을 받고 있다.

여기서 포인트 가드의 포인트는 득점이 아니라 분위기(포인트)를 의미한다. 번호로는 1번이다. 2번이 슈팅가드, 3번이 스몰포트 4번이 파워포드 그리고 5번이 센터인데, 1번의 능력이 뛰어나면 승패를 떠나 경기 내용이 아기자기 하고 재미있다.

포인트 가드는 감독의 작전지시를 잘 수행해야 하는, 미식축구의 쿼터 백 같은 역할을 한다. 코트 안에서 상황 판단이 빨라야 하고, 스피드도 뛰어나냐 한다. 또한 볼 핸들링 스킬은 기본이고 패스워크도 좋아야 한다.

역대 최고의 포인트 가드는 NBA 출신의 매직 존슨이다.

매직 존슨은 역대 가장 키가 큰 포인트 가드(2m06cm)였지만, 최우수선수상을 세 번이나 받았었다. 매직 존슨의 뒤를 이어 존 스탁턴, 스티브 내쉬, 패니 하더웨이 등이 있다.

 

가드는 키우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가드 포지션의 특성상, 선수들의 감각이나 기량이 하루아침에 성장하지 않는다.

프로농구 감독들은 대부분 팀의 가드들의 기량을 집중적으로 향상 시키는데 가장 많은 신경을 쓰지만, 선수들의 성장이 한계를 드러내며 포기하기 일쑤다.

감독이 가드 출신이라도 수준급의 포인트 가드를 키우는 것이 쉽지 않다. 감각까지 가르쳐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인트 가드는 타고 나야 한다는 말도 있다.

어느 팀이건 팀이 우승을 하려면, 결국 포인트 가드가 살아나야 한다.

포인트 가드는 마치 집안의 어머니처럼 바쁘고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양동근 기록상으로는 K리그 최고선수

 

울산 현대 모비스 원 클럽맨인 양동근은 프로농구 14시즌 동안 팀 우승 6차례, 정규시즌 MVP 4,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 3회와 2차례 수비 왕, ‘베스트 5’ 9번과 수비 5’ 3회 등 수 많은 개인상을 받았다.

팀 우승을 6번시키고, 자신의 등번호가 유재학 감독이 현역시절에 달았었던 6번인데, 6번이 영구 결번 되고......6이라는 숫자와 가장 인연이 많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앞서 언급을 했지만, 포인트 가드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어시스트 상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자신이 부족한 패스워크를 다른 것으로 충분이 메우고도 남을 만한 기량을 갖고 있었기에 역대 최고 포인트 가드 가운데 한명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양동근이 더욱 뛰어난 점은 공격 못지않게 수비도 좋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선수가 공격 또는 수비 지향적인데, 양동근은 공격과 수비 모두 탁월하다.

양동근은 올 시즌에도 40경기를 뛰면서 평균 10.0득점, 4.6어시스트, 1,2스틸, 2.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다른 팀들의 포인트 가드들에 비해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 기록이다.

양동근은 2020~2021 시즌 울산 현대 모비스 개막전에서 공식은퇴식을 가질 예정이다.

 

양동근 1년간 연수 이후 코치 생활

 

각 종목 마다 감독을 많이 배출하는 포지션이 있다. 프로야구는 포수, 배구는 세터 그리고 농구는 가드, 특히 포인트 가드다.

포인트 가드 출신의 양동근 선수는 이제 1년간 코치연수를 받은 이후 울산 현대 모비스 팀, 유재학 감독 밑에서 코치생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동근 선수가 코치생활 몇 년 만에 감독에 오를 수 있느냐는 점이 관심을 모을 것 같다.

양동근의 농구 아이큐라면 만수를 자랑하는 유재학 감독 못지않을 것 같다는 것이 농구계의 중론이다. 유재학 감독도 포인트 가드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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