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일 도청에서 브리핑을 열어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의 지급 방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일 도청에서 브리핑을 열어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의 지급 방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 배달의 민족(배민)이 정액제에서 건당 부과 방식으로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독과점의 횡포'라고 지적하며 자영업자들을 위한 공공앱 개발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지사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입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를 기다리지 않고 공공앱 개발 등 지금 당장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배달의민족 횡포에 대한 대책으로 많은 분들이 좋은 제안을 해주셨다"며 전날 하루 동안 받은 도민 제안을 설명했다. 그는 도민 의견을 ▲군산에서 시행 중인 '배달의 명수' 같은 공공앱 제작 ▲공공앱 운영을 협동조합 등 사회적기업에 위탁 ▲배달기사(라이더)의 조직화와 보험 등 안전망 지원 등 3가지로 정리했다.

앞서 이 지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안 그래도 힘든 상황에서 힘 좀 가졌다고 힘없는 다수에게 피해를 입히며 부당한 이익을 얻으면 되겠나"라며 배민에 공세의 포문을 연 바 있다. 

이는 배민이 수수료 체계를 바꿔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한 방송사의 보도 직후 나온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배민은 최근 수수료 체계를 정액제에서 주문 1건당 5.8%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보도에서는 수수료 부담이 5배 가까이 증가한 한 중국음식점 사례를 들며 이번 개편이 연 매출 3억원 이하의 소상공인에게 더 유리하다는 배민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번 개편으로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 측은 배민 월매출 기준으로 465만원 이하의 업체가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배민 측의 주장에 따르면 전체 입점 업소의 52.8%에 해당한다. 또한 연 매출(배민 매출만이 아닌 전체 매출) 30억원 이상인 대형 업소 중에서도 45%가량이 수수료 부담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소상공인들은 반갑다는 반응이다. 김임용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 회장직무대행은 이 지사가 제안한 공공배달앱에 대해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그런 생태계를 구성하는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을 한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앞서 김 직무대행은 배민 측의 입장에 대해 "언론 플레이"라며 지적한 바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월매출 2500만 원 정도 예상을 잡았을 때 정액제로 하면 광고를 6건 하게 된다. 월 52만 8000원 정도가 들어간다"며 "이걸 정률제로 바꾸면 5.8%를 적용한다고 그분들이 얘기하고 있는데 월 92만 2000원 정도를 더 내야 된다. 145만 원 정도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 부담을 고스란히 소비자가 지게 될 것을 우려했다. 그는 "매장에서 1만 원 짜리 음식이 배민을 통해 판매하면 1만 4000원에서 1만 6000원까지 올라가는 이런 형태로 변형되는 것"이라며 "결국 소비자와 판매사업자가 공동으로 떠안아야 하는 그런 비용이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소공연 측은 6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수수료와 광고료를 낮춘 공공 배달앱의 확산은 배달앱 시장의 합리적인 수수료 인하 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지사는 앱 개발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공공앱 개발에 나설 경우에 대비해 강임준 군산시장으로부터 '배달의 명수' 상표 공동사용을 동의 받았으며, 이용우 전 대표에게 전문가 추천 등 도움을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군산시가 지난달 13일 출시한 공공 배달 앱 '배달의 명수'는 지난 5일까지 20여일 동안 처리한 주문 건수는 6937건으로 1억66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앱에 가입한 군산시민도 첫날 5138명에서 출발해 지난 5일 현재 2만3549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출시일 이후 가맹점 신청이 급증하며 군산시가 애초 기대했던 것보다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는 모양새다.

이 지사는 "코로나19만이 아니라 새로운 욕망체계가 우리 미래를 위협한다"며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 속에서 실질적인 자유와 평등, 억강부약이 실현되며, 서로 존중받고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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