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 교대를 위해 방호복을 착용한 의료진이 병동으로 들어서며 ‘브이(V)’자를 그려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의 면목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해준다. 

1997년의 IMF 위기를 비롯 2008년의 신종플루와 2015년 메르스 사태에 이르기 까지 국가적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당시의 교훈을 되돌아보게한다.

기업이 줄줄이 도산하고 실업자가 넘쳐난 IMF때는 전국에서 ‘금모으기 운동'이 펼쳐졌다. 사스와 메르스 사태에서는 정부의 방역체계 선진화와 국민들의 철저한 개인위생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보이지 않는 ‘숨은 전파자’로 불리는 코로나19는 소리없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자영업자들은 못살겠다고 아우성이고 문닫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경제도 비상이다. 

그럼에도 나라가 어려울 때면 '귀신같이' 모이는 국민성이 이번에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학교 급식으로 납품할 감자를 키우던 농가가 개학 연기로 어려움에 처하자 사람들이 앞다퉈 샀다. 음식점에서 단체 예약이 취소돼 준비한 음식을 다 팔지 못했다는 사연이 알려지자 ‘먹어서’ 도왔다. 화훼농가가 어렵다고 하자 너도 나도 꽃을 샀다. 

3월의 신부들은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결혼식을 대체했고, 나가지 못하는 무료함은 4000번 이상 저어 만드는 ‘달고나 커피’를 유행시키며 이겨내고 있다.

임대업자들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시적으로 임대료를 낮춰주거나 동결했다.

기업들은 억대의 지원금을 풀었다. 넘쳐나는 확진자 치료를 위해 사용하라며 소유 부지와 연수원 등도 흔쾌히 내놨다. 

봄꽃이 만개했는데도 ‘사회적 격리’에 동참코자 꽃놀이도 자제하고 있다. 고생하는 의료진과 방역당국을 위해서 조금만 더 참자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온 국민이 이렇게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 들고 나갈 금부치는 없다. 다만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흔쾌히 내놓을 수 있는 작지만 큰 마음을 갖자. 앞으로도 우리는 이렇게 함께 울고 웃으며 이겨낼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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