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10일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 신규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10일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 신규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박재형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투자는 4조 원 가까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0.2%p(포인트) 늘려 글로벌 기업 평균 이상인 3%를 넘어섰다.

1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R&D 비용을 공시한 208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R&D 투자액은 총 53조45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의 49조5924억 원보다 3조8606억 원(7.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매출은 1723조4126억 원에서 1709조7447억 원으로 0.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46조2000억 원에서 86조6689억 원으로 40.7% 급감했다.

이 같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R&D 투자를 늘린 것은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의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88%에서 지난해는 3.13%로 0.25%p 증가했다. 

특히 셀트리온이 매출 1조1285억 원 가운데 26.9%(3031억 원)를 투자해 500대 기업 중 R&D 비중이 가장 높았다. 네이버와 넷마블은 각각 26.0%, 21.1%로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투자해 2, 3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미약품(18.8%), 엔씨소프트(18.2%), 한화시스템(16.7%), 카카오(15.2%), 대웅제약(14.0%), 종근당(12.8%), SK하이닉스(11.8%) 등이 매출액 대비 R&D 비중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개 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녹십자도 11.0%로 10%를 넘었고, 재계 1위 삼성전자는 8.8%(15위)를 기록했다.

반면 서울도시가스는 지난해 R&D 투자액이 전무했다. 코오롱글로벌(0.004%)과 대림코퍼레이션(0.01%), 현대엔지니어링(0.02%), SK인천석유화학(0.03%), GS리테일(0.04%), 금호산업(0.06%), SK에너지(0.07%), 삼성엔지니어링 (0.08%), 남해화학(0.09%)은 0.1%에도 못 미쳤다.

업종별로는 제약업종이 13.8%로 유일하게 10%를 넘겼고, IT·전기전자(8.1%), 서비스(7.3%), 자동차·부품(3.0%), 조선·기계·설비(2.6%)가 뒤를 이었다.

생활용품(1.8%) 및 통신(1.3%)은 1%대였고 공기업·석유화학(각 0.8%), 건설 및 건자재·철강(각 0.7%), 식음료(0.6%), 운송·기타(각 0.3%), 유통·상사(각 0.1%), 에너지(0.04%) 등은 1% 미만이었다.

R&D 투자비 지출이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지난해 20조2076억 원을 투자해 전년보다 8.3%(1조5456억 원) 늘렸다.

이어 LG전자(4조344억 원), SK하이닉스(3조1885억 원), 현대자동차(3조389억 원), LG디스플레이(1조7763억 원), 기아자동차(1조7682억 원), 네이버(1조7122억 원), LG화학(1조1310억 원) 등이 1조 원 이상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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