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경영 위기로 국책은행으로부터 1조 원을 긴급 지원받은 두산그룹이 13일 채권단에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제출했다. 사진은 경남 창원시의 두산중공업 가스터빈 공장 내부. (사진=경상남도)
두산중공업 경영 위기로 국책은행으로부터 1조 원을 긴급 지원받은 두산그룹이 13일 채권단에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제출했다. 사진은 경남 창원시의 두산중공업 가스터빈 공장 내부. (사진=경상남도)

[뉴시안=박현 기자]두산중공업 경영 위기로 국책은행으로부터 1조 원을 긴급 지원받은 두산그룹이 13일 채권단에 자구안, 즉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제출했다.

이날 두산그룹은 “그룹과 대주주는 책임경영을 이행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세로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마련했다”며 “두산중공업 또한 경영정상화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또는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을 대상으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재무구조 개선계획은 향후 채권단과의 협의와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며 “전 계열사와 임직원은 해당 계획을 최대한 성실히 이행해 조기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두산그룹은 “해당 재무구조 개선계획이 확정되면, 추후 상세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자구안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두산솔루스 매각, 두산중공업 일부 사업부 분할 매각 등의 내용이 이번 두산그룹의 자구안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차전지용 전지박과 연료전지 사업을 펼치고 있는 두산솔루스는 ㈜두산이 보통주 13.94%와 우선주 2.84%를 보유하고 있으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주요 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보통주 50.48%, 우선주 11.04%에 달한다.

최근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 지분 51%(경영권 포함), 또는 전량 매각을 위해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두산그룹이 8000억 원 이상의 매각가를 고수하는 등 매각대금을 놓고 양측이 입장 차이를 드러내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업계 일각에서는 두산그룹의 두산솔루스 매각 의지가 확고한 만큼 다른 쪽과의 접촉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두산중공업 자회사 네오트랜스와 두산메카텍, 석탄사업부, 인도 법인 등의 매각도 이번 자구안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그밖에 두산그룹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박정원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등이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번 두산그룹의 자구안 제출과 관련해 KDB산업은행은 “채권단은 향후 자구안의 타당성 및 실행가능성, 구조조정 원칙 부합 여부, 채권단의 자금지원 부담과 상환 가능성, 국가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두산그룹과 협의를 거쳐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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