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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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21대 총선에서 더불어 민주당을 비롯한 범 진보가 미래 통합당 중심의 범 보수에게 압승을 거뒀다.

어떻게 범 진보가 범 보수에 큰 스코어 차이로 이길 수가 있었을까?

스포츠적인 시선으로 분석을 해 보았다.

총선은 올림픽과 닮은 점이 많다.

첫째는 4년 마다 열린다.

두 번째는 온 국민(세계)의 관심을 모은다.

세 번째는 선수선발(공천)을 잘해야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

네 번째는 감독(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리드를 잘 해야 한다.

다섯 번 째 대진 운이 좋아야 한다.

여섯 번째는 금메달이 300개 안팎 뿐 이라는 점이다.(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306, 2020 도쿄올림픽 330)

일곱 번 째 금메달 외에는 모두 패배(은메달 동메달 등)자로 불린다는 점이다.

 

미래 통합당 자멸

 

그러면 미래 통합당은 왜 참패를 당했을까?

우선 선수선발(공천)에서 삐끗거렸다.

대권후보 홍준표 씨를 공천에서 배제 시켰는데, 사실 전략공천(무경쟁 선발)을 했어야 하고, 관악 갑에 출마했었던 김대호 후보가 "3040대는 논리가 없고 무지하다고 해서 경고를 주었다가 최종적으로 제명을 한 것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부천 병의 차명진 후보가 OBS 주최 토론회에서 "국민의 동병상련으로 성금을 모아서 만든 세월호 천막에서 있지 못할 일이 있었다,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한 것은 가히 핵폭탄 급 막말이었다.

차 전 의원의 그 핵폭탄 급 막말로 사실상 선거는 끝났다.

수도권 10석 안팎, 전국적으로도 20석 가까이 날아갔고, 야당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다운 되었다고 봐야 한다.

반면 더불어 민주당은 조국 수호자 김남국 후보가 서울 강서 갑에서 공천 논란이 일어나자, 안산 단원구로 전략 공천을 해서 나빠지는 여론을 잠재웠고, 고졸, 삼성 임원 출신의 양향자 후보를 광주 서 을에 공천, 민생당의 중신이자 6선인 천정배의원에 4년 전 패배를 설욕하도록 기회를 주었다. 양향자 후보는 이제 광주 유일의 여성의원이 되었다.

또한 청와대 대변인 출신이지만 가난한 시인과 결혼한 스토리를 갖고 있는 고민정 후보를 오세훈 대권후보와 광진 을에서 맞붙게 한 것도 전략공천의 신의 한수였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결과적으로 실패

 

미래 통합당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감독) 영입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김 선대위원장은 취임 첫 마디로 못 살겠다 갈아보자라는 1950년대 구호를 들고 나왔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 뜻을 알았지만 참신한 맛이 전혀 없었다. 70년 전 민주당이 내세웠던 구호라니..

1956515일 실시된 제3대 대통령선거와 제4대 부통령선거에서 당시 집권당인 자유당은 이승만 대통령이 측근 이기붕을 러닝메이트로 했었고, 1야당 민주당은 신익희 대통령 후보,조병옥 부통령 후보, 혁신계의 진보당은 조봉암, 박기출 씨를 각각 정, 부통령 후보로 선출하여 대선 진용이 짜여 졌었는데, 당시 민주당이 내세운 선거 구호가 못 살겠다 갈아보자였고, 자유당은 구관이 명관이다” “갈아봤다 별수 없다고 맞섰었다.

김종인 선대위원장 영입은 마치 2013년 한화 이글스가 명장 김응룡 감독을 영입, 대실패를 한 것과 같은 케이스였다.

김응룡 감독은 해태(기아) 타이거즈 팀에서 9번 한국시리즈에 올라 9번 모두 우승, 삼성 라이온즈 팀에서 한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우승을 차지해 한국시리즈 10번 도전에 10번 모두 우승이라는 ‘100퍼센트 우승의 신화를 남긴 감독이었다.

그러나 2013년 한화 이글스 팀에서는 9위에 그쳤고, 2014년에도 역시 9위에 머물렀다. 김응룡 특유의 뚝심야구가 먹히지 않은 것이다.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여, 야당의 총선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거의 여왕과 함께 선거의 달인이라고 불리었으나 역시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었다.

 

미국이 육상과 수영에서 좋은 성적으로 종합 1위 하듯이

 

미국은 올림픽이 열릴 때 마다 종합 1위를 해오고 있다.

최근 미국이 종합 1위를 놓친 대회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뿐이었다.

미국이 종합 1위를 고수할 수 있었던 것은 메달이 많이 걸린 육상과 수영에서 대량의 메달을 쓸어 담기 때문이었다.

이번 21대 총선은 호남(체조), 영남(사격) 두 종목은 각각 더불어 민주당과 미래 통합당이 싹쓸이 했지만, 육상과 수영에 해당되는 수도권에 걸려 있는 121(서울 49, 경기도 인천 72) 금메달 가운데 85퍼센트가 넘는 103(16일 오전 730분 현재)을 싹쓸이했기 때문이었다.

 

 

더불어민주당 하늘이 도와

 

 

올림픽 금메달은 실력과 함께 운(하늘)이 따라 주어야 딸 수 있다.

자신의 컨디션이 올림픽이 열릴 때 쯤 절정에 이르러야 하고, 상대 선수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야하고, 자신이 껄끄럽게 생각하는 라이벌을 다른 선수가 꺾어 주거나 부상을 당해 일찌감치 탈락하는 등의 운이 따라 주어야 한다.

이번에 더불어 민주당은 코로나 19’라는 천운(天運)이 따르지 않았다면 완패를 당할 가능성이 높았다.

경제, 외교는 물론 가장 중요시 생각했었던 안보에서도 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고, 박근혜 정권의 실패를 몰고 온 최순실 급은 아니지만, ‘조국사태라는 치명상을 입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터진 코로나19’를 정부 차원에서 잘 대처했고, 이를 AP, AFP 통신 등 외신이 코로나 19를 비교적 잘 막고 있는 나라로 소개를 하면서 분위기를 반전 시킬 수 있었고, 문재인 대통령의 역대 최고 지지율(55퍼센트)인 가운데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

또한 선거 일주일 전부터 코로나 19’ 확진 자가 50명 이하로 줄더니, 3~4일 전부터는 아예 20명대로 줄어든 것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제부터 잘해야

 

더불어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성공을 한 것은 자신들이 잘했다고 보다는 미래통합당의 자충수가 잇따랐고, ‘코로나 19 잘 대처라는 하늘이 준 기회를 잘 살렸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총선 보다 더 중요한 2년 후의 대선, 그리고 4년 후인 2024년에 있을 총선을 잘 치르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이번 선거에서 내세운 공약을 잘 실현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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