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선수(사진=뉴시스)
이대호 선수(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편집위원]팽두이숙(烹頭耳熟)은 머리를 삶으면 귀까지 익는다는 뜻으로, 한 가지 일이 잘되면 다른 일도 저절로 이뤄진다는 뜻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해 최하위에 머물렀다. 마운드 즉 선발, 불팬 마무리 모두 부실했었고, 수비와 타격도 좋지 않았었다.

롯데의 가장 큰 취약점은 포수였다.

2017년 시즌이 끝난 후 국가대표 포수였었던 강민호 선수가 FA 자격을 얻어 삼성 라이온즈(4년 간 80억 원)로 가면서 대체 포수를 구하지 못했다.

롯데는 2014년 까지만 해도 강민호, 장성우 2명의 국가대표 급 포수와 용덕한(2014시즌 직후 2차 20명 보호선수 외로 kt로 갔다가 NC에서 은퇴, 현재 NC 불팬 코치) 선수 까지 보유하고 있어서, ‘포수왕국’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다른 팀들의 부러움을 샀었다.

그러나 2015년 5월2일 kt 위즈와 박세웅 투수와 장성우 포수를 주축으로 한 4대5 트레이드(kt 박세웅 투수와 이성민, 조현우, 안중열이 롯데로 가고, 롯데의 장성우 포수와 최대성, 윤여진, 이창진, 하준호 선수가 kt로 감)로 장성우를 잃었고, 2017년 시즌종료 직후 강민호 까지 삼성으로 갔다.

롯데는 kt에서 온 안중열(상무) 포수와 나종덕, 나원탁 그리고 베테랑 김사훈 포수 까지 적응을 하지 못해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취약포지션이 되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22일 한화 이글스와 2대2 트레이드(지성준 포수와 김주현 롯데로, 장시환 투수와 김현우 포수는 한화로)로 지성준 포수를 영입하면서 그동안 숙원이었던 수준급 포수를 갖게 되었다.

야구는 마운드와 함께 사람의 척추에 해당되는 중심라인(포수, 유격수, 2루수, 센터)이 튼튼해야 하는데, 롯데는 포수 포지션이 안정되면서, 유격수 딕슨 마차도, 기아 타이거즈에서 FA로 풀렸던 2루수 안치홍 그리고 센터에 민병현(강로환, 최민재)이 자리를 잡으면 척추라인이 안정 된다.

수비가 강한 강로환이 센터로 오고, 전준우가 우익수, 손아섭이 좌익수를 보는 수비적인 외야 진으로 바뀔 수도 있다.

팀의 수비가 완성되면서 공격진도 전준우, 손아섭, 민병현, 이대호, 마차도, 안치홍, 지성준, 신본기 등 상하타선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막강 타선이 형성된다.

 

2020 시즌 롯데 자이언츠

 

올시즌 스토브리그의 승자는 롯데 자이언츠라고 할 정도로 성민규 단장이 밥상을 잘 차려 주었다.

스토브리그 초반에는 팀의 약점을 잘 보강하고, 이대호 선수가 20kg 이상을 감량하는 등의 솔선수범(率先垂範)을 하면서 팀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그러나 이대호는 팀 내 연습경기 기록이 최악이다.

이대호는 롯데가 교류전을 포함해 국내서 진행한 11차례 청백전 중 9경기에 출전했다. 타율이 겨우 1할대를 면한 2할2푼2리(27타수 6안타) 였고, 홈런도 없었고, 타점도 3개뿐이었다.

일단 팀에서는 이대호 선수가 그동안 준비해 오던 과는 다른 방법으로 접근을 해서 시행착오를 겪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야구의 8할은 투수 놀음이다.

 

지난해 롯데 마운드는 방어율 최하위(4.83)가 말해 주듯이 선발, 불팬, 마무리 모두 최악이었다. 게다가 올 시즌에는 지난해 국내선수 최다승 장시환(6승, 한화)과 마무리 손승락(은퇴) 등 두 명의 핵심 전력이 빠져나갔다.

또한 외국투수 레일리와 다익손도 재계약을 하지 못해서 사실상 원투 펀치와 장시환 등 1,2,3선발과 마무리가 모두 이탈한 셈이다.

그러나 외국투수들, 애드리안 샘슨과 댄 스트레일리가 들어왔고, 지난 시즌 계약문제로 이탈했었던 노경은 투수가 합류했다.

애드리안 샘슨은 싱싱한 메이저리거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125와3분의1이닝을 소화했다. 150km에 가까운 강속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고 제구력도 안정적이다.

댄 스트레일리는 메이저리그에서 2017년까지 44승40패(4.56)를 기록했었다. 한국 프로야구에 적응만 잘 한다면 10승 이상이 충분히 가능한 투수다.

 

노경은의 합류로 선발진이 탄탄해 졌다.

노경은 은 지난 1년 충분히 쉬어서 어깨가 싱싱하고, 겨울에 호주리그(질롱 코리아)에서 실전 경험도 했다. 그리고 박세웅과 서준원까지 선발진에 합류하고, 지난해 마무리로 가능성을 보였었던 김원중이 손승락의 은퇴로 생긴 마무리 공백을 메워주면 일단 마운드는 안정이 된다.

 

박세웅 투수가 변수

 

지성준 포수가 안방마님으로 정착을 하고, 딕슨 마차도와 안치홍이 키스톤 콤비를 잘 이루고, 센터 민병현으로 성민규 단장의 탈꼴찌 그림은 거의 완성이 된다.

또한 마운드에서 박세웅 선수가 다시 10승 선수로 복귀하면 롯데의 2020 시즌은 다시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최동원(1984년) 염종석(1992년) 등 안경 우완 에이스 들이 전성기를 구가할 때 우승을 차지했었다. 팀의 세 번째 안경 우완 에이스 박세웅이 10승(12승6패, 방어율 3.68) 투수로 활약하던 2017년 롯데는 3위를 차지했었다.

박세웅이 2018년, 1승5패(9.82), 2019년 3승6패(4.20)에 그치자 팀은 7위와 최하위로 전락했다.

이제 박세웅은 자신의 두 번째 10승 고지를 노리고 있다. 그동안 괴롭혔었던 팔꿈치 통증에서 벗어나 패스트볼 구위도 회복(141km~144km)했다.

박세웅은 올 시즌부터 팔꿈치에 무리가 가는 스플리터의 비중을 25퍼센트에서 15퍼센트 가량 으로 줄이고, 컷 패스트볼의 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롯데의 내야가 탄탄해 져서 컷 패스트볼로 땅볼을 유도하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롯데는 2017년 박세웅의 12승 이후 2018년 노경은(9승), 지난해 장시환(한화, 6승) 등 국내파 10승 투수가 사라졌다. 이제 박세웅과 함께 구단과의 마찰로 한 시즌을 쉰 노경은이 10승 고지를 극복하면 5강 플레이오프 이상의 성적도 노릴 만하다.

 

일단은 긍정적이다.

박세웅은 4월18일 열린 자체 연습경기에서 4이닝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4회 말 민병현, 안치홍, 전준우 등 팀의 주축 타자들을 슬라이더 커브만으로 9개의 공만 던지며 모두 삼구삼진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허문회 감독

 

철저하게 2류 야구 인생을 살았다.

1994년 해태 타이거즈에 신인 드래프트 되었지만, 뛰어 보지도 못하고, 한 대화, 신동수, 김봉재와 함께 LG 트윈스 김상훈, 이병훈 4대2 트레이드에 곱 사리 껴서 LG 트윈스 선수가 되었다.

LG 트윈스 1루 자리가 김상훈이 해태로 가면서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되면서 허문회가 주전 1루수로 출발을 하는 가 했지만, 서용빈에게 밀려 1군과 2군을 오가는 어정쩡한 선수가 되었다.

그 후 2001 시즌 도중 한규식과 1대1 맞트레이드로 롯데 자이언츠로 건너갔다가 2003 시즌 초반에 박연수와 트레이드되어 LG로 돌아왔고, LG에서 은퇴했다.

1994년부터 2003년까지 LG, 롯데에서 10년 동안 0.269의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10년 동안 실책이 1년에 1개씩 겨우 10개뿐이었고, 20번의 도루를 시도 9번 성공에 11번 실패를 해서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은 특이한 기록도 갖고 있다.

은퇴를 한 후 줄곧 LG 2군 타격 코치로 머물다가 2012년 시즌 LG가 김무관 타격코치를 영입, 기존의 1군 타격 코치 서용빈이 2군 타격코치로 내려와서 또 다시 밀려났다.

2013년 넥센(키움) 히어로즈 1군 타격코치로 가서, 박병호, 강정호 그리고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200안타를 돌파한 서건창의 타격에 눈을 뜨게 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고, 결국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천적 서용빈에 앞서 감독(롯데) 자리에 올랐다.

타격에 관한 한 일가견이 있고, 외유내강형의 자신의 속셈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다.

이연복 세프를 닮아서, 프로야구(롯데)를 잘 요리할 것이라는 농담도 듣는다.

 

팽두이숙(烹頭耳熟)

 

팽두이숙은 한 가지 일이 잘 되면 다른 일도 저절로 이뤄진다는 뜻이다.

조선후기 문신, 학자 홍만종의 순오지(旬五志)에 수록되어있다. 순오지는 시화, 양생술, 삼교합론, 속언 등을 수록하여 1678년(숙종 4년)에 저술한 잡록이다.

롯데의 골치 꺼리 였었 던 포수 포지션이 해결 되면서 다른 포지션(유격수, 2루수, 센터)까지 좋아졌다.

정신력의 대명사 손아섭 선수도 ‘커리어 하이’ 시즌을 예고하면서 팀의 탈꼴찌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또한 팀의 유일한 국가대표 민병현이 제몫을 해 준 다면 ‘팽두이숙’은 완성될 것이다.

 

사족(蛇足)

 

프로야구 역대 최고 몸값 150억 원(4년 간)의 이대호 선수가 양날의 검이다.

150억 원에 걸 맞는 활약을 해주면 상관이 없지만, 만약 부진하면 동료 선수들은 “자신 보다 엄청난 연봉을 받는 선수가 고작 그 정도야” 라면서 크게 실망을 한 것이다.

이대호 선수가 올 시즌을 앞두고 체중을 20kg안팎 줄였다고 하는데, 팀에 대한 비중까지 줄이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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