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박현 기자］KDB산업은행(이하 산은)과 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본격적으로 두산중공업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검토에 들어갔다. 금융권에서는 8000억 원 안팎의 추가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은과 수은 등 채권단은 “두산그룹이 제출한 두산중공업 재무구조개선계획(자구안)을 수용하고, 추가 자금지원 검토에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채권단은 지난 13일 두산그룹이 제출한 자구안의 실행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수정·보완하는 협상을 진행해왔으며, 이날 두산그룹 측이 최종 자구안을 제출, 이를 수용키로 결정했다. 해당 자구안은 두산중공업의 독자생존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사업 개편 방향과 계열사 및 대주주 등 이해당사자의 고통 분담과 자구노력 내용이 포함됐다는 평가다.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은 자산 매각, 제반 비용 축소 등 자구노력을 통해 3조 원 이상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 추진 및 제반 비용 축소를 위한 고강도 노력을 기울이고 비핵심 자산 매각을 진행한다. 두산은 두산중공업의 모회사로서 두산중공업의 자구 노력을 최대한 지원하기 위해 자산 매각 및 두산중공업 증자 참여를 추진한다.

두산그룹 대주주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사재로 두산중공업에 대한 출자를 진행한다. 또 배당 및 상여금을 받지 않고 급여를 대폭 반납하기로 한다. 앞서 두산그룹 대주주는 지난달 말 긴급운영자금 요청 시 채권단에 보유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바 있다.

재무구조 개선과 더불어 가스터빈 발전사업, 신재생에너지사업 등 양 분야를 주축으로 하는 사업구조 재편에도 나선다.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기존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친환경 수력발전사업, 태양광 EPC사업 등을 추진하고 수소 생산 및 액화 등 수소산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에 채권단은 “그동안 견지해온 구조조정 원칙에 부합하고, 자구안의 차질 없는 이행이 전제된다면 두산중공업의 정상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달 초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상환을 위한 추가자금 지원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가자금 지원 규모는 8000억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당장 갚아야 할 5000억 원의 BW 상환 외에도 퇴직금 등 구조조정을 포함한 사업비용 등을 감안하면 8000억 원 안팎의 자금을 지원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두산중공업의 전체 차입금은 4조9000억 원으로, 이 가운데 국내 은행이 보유한 채권은 3조 원에 이른다. 산은 7800억 원, 수은 1조4000억 원, 우리은행 2600억 원, 농협은행과 SC은행이 각각 1400억 원, 1780억 원 등이다. 외국계 은행이나 회사채, 전단채, 기업어음(CP) 등 기타가 1조8950억 원 규모다.

이 중에서 올해 만기도래하는 금액만 4조2000억 원에 달한다. 앞서 산은과 수은은 지난달 27일 1조 원의 신규 자금을 한도 대출 형태로 지원했으며, 지난 21일에는 수은이 5억 달러 규모의 외화공모채를 5868억 원의 원화 대출로 전환해줬다. 이번에 8000억 원 안팎의 추가 지원이 이뤄지고, 자구안에 담긴 내용이 무난하게 이행될 경우, 차입금 상환과 향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은 일단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채권단은 이번 자구안의 단계별 세부 일정과 절차를 점검한 후 현재 진행 중인 실사 결과가 마무리되는 대로 내달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 경영개선 작업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