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담합해 고객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정부조달 사업을 부정하게 맡는 등 11년간 공정거래법을 어겨 부과받은 과징금이 867억원에 달했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의 한 휴대전화 매장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로고가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 마포구의 한 휴대전화 매장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산업 전반이 크게 타격을 입었지만 통신업계에서는 이를 비껴가는 분위기다. 5G(5세대 이동통신) 고가 요금제 가입자 증가세와 더불어 매출은 늘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5G 설비 투자 지속과 로밍 부문 수익이 급감하는 등 결과적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증권가 실적전망치(컨센서스에) 따르면 통신3사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감소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통신3사의 매출 전망은 SK텔레콤 4조4972억원, KT는 5조9854억원, LG유플러스는 3조2945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3사 모두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3.74%, KT는 2.59%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 합병 효과 등으로 9.08%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통신업계는 가입자 기반의 매출 구조로 인해 서비스업이나 여행, 운송업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여파가 덜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상승하면서 무선 부문 실적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도 매출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5G 가입자는 560만 명을 돌파했으며, 이들 중 90% 이상이 월 8만원대 이상의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넷플릭스 유료 가입자가 크게 늘면서 IPTV 가입자가 확대된 데다, 최근 헬로비전과의 합병이 성사되면서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 

SK텔레콤과 KT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집콕족'이 늘면서 미디어 콘텐츠 소비가 늘면서 주문형비디오(VOD) 매출 등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일제히 감소할 전망이다.

FN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1분기 영업이익은 294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80% 감소할 전망이다. KT의 분기 영업이익은 약 3546억 원으로 지난해 4021억원에 비해 11.8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일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1869억 원으로 3.96%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해외여행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로밍 수익이 급감한 영향을 꼽았다. 통신3사는 2월부터 로밍 수익이 급격히 감소했으며,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로 본격화되면서 해외 국가의 이동제한이 실시된 3월에는 로밍 매출은 제로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이어온 5G 설비투자가 연초에도 진행된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지원 등 사회적 비용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5G 상용화 2년째를 맞는 올해 전국망 구축에 주력하고 있어 설비투자비(CAPEX)도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통신3사는 상반기중 4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도 한몫했다. 지난 2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판매량이 전작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알려지는 등 오프라인 대리점 내방객이 크게 감소했다. 갤럭시S20 출시와 동시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 됐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은 사전예약 판매 기간을 늘리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매출 증가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한편 다음달 7일 SK텔레콤을 시작으로 13일에는 KT, 14일에는 LG유플러스가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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