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3월 산업활동동향을 공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3월 산업활동동향을 공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박현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달 국내 산업생산과 소비가 감소세를 나타내며 3개월 연속 쪼그라들었다. 다만 투자는 오름세로 전환됐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전월에 비해 0.3%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9월(-0.2%) 이후 증가세로 전환됐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 1월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또한,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등 대면 접촉이 줄면서 전월 대비 1.0% 하락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취업자 수 감소로 전월보다 4.4% 하락한 가운데 2000년 1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금융·보험(2.6%) 등에서는 증가했으나 숙박·음식점(-17.7%)이 크게 줄었다. 항공운송업(-42.5%), 육상운송업(-7.0%) 등의 영향으로 운수·창고(-9.0%)도 상당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4.6% 증가했다. 화학제품(-3.4%) 등에서 감소했으나 전월 기저 및 신차 출시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가 45.1%나 늘었다. 중국 현지 업체 생산 차질로 인한 반사 효과로 국내 LCD, OLED 등 디스플레이패널의 수요가 늘며 전자부품도 12.7% 증가했다.

제조업 생산도 전월보다 4.6% 증가했다. 이는 화학제품, 의복 및 모피 등에서 감소를 기록했음에도 자동차, 전자 부품 등이 늘어난 데 따른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1.0% 하락했다. 그나마 지난달 22.3% 감소했던 승용차가 부품 수급 문제가 해결된 데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정책까지 맞물려 53.4% 반등하면서 대폭 하락을 막았다. 승용차를 제외한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6.1% 감소했다.

소매업태별로 보면 승용차·연료 소매점(20.3%)과 무점포소매(4.2%)는 늘었지만, 전문소매점(-15.1%), 백화점(-14.5%), 편의점(-10.9%), 면세점(-18.5%) 등은 상당폭의 감소를 나타냈다.

설비 투자는 특수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8.1%) 및 자동차 등 운송장비(7.2%) 투자가 모두 늘어 전월보다 7.9% 증가했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도 전월 대비 2.6% 늘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1.2포인트 하락, 지난 2008년 12월 이후 11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또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하며, 2008년 2월 이후 12년 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월 이후 산업동향에 코로나19의 영향이 가장 크게 미치고 있다”며 “3월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서비스업 생산이 저조한 가운데 전 산업 생산도 전월 대비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4월에는 주요 수출국의 코로나19 확산, 경제 봉쇄 등의 영향이 국내 제조업 생산에 크게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며 “5월 생활방역으로 전환되면,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가 증가하고,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책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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