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2019 KBO리그 NC 다이노스 대 SK 와이번스의 경기, 3회말 무사 SK 최정이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열린 2019 KBO리그 NC 다이노스 대 SK 와이번스의 경기, 3회말 무사 SK 최정이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앞 수레가 뒤집힌 자국은 뒷 수레의 좋은 교훈이 된다. 앞의 실수를 두 번 다시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2019년 7월31일까지의 SK 와이번스는 67승1무33패, 2위 키움 히어로즈가 63승40패, 3위 두산 베어스가 59승41패였다. 키움과는 5.5게임, 두산과는 8게임 앞서 있었기 때문에 키움에 역전 당할 가능성은 20퍼센트 미만, 더구나 3위에 그쳤었던 두산에 우승을 빼앗길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SK는 8월에 승률이 겨우 5할(13승12패)을 넘겼고, 9월에도 5할에 그쳤었다. 그러나 그 후 키움이 3위로 밀려난 반면 두산이 6할 대 이상을 승률을 올리며 맹추격해 왔다.

결국 SK는 두산에 88승1무56패 동률을 허용 했고, 규정에 따라 맞대결 성적에서 7승9패로 뒤져서 정규리그 2위로 밀려났다.

SK가 막판 대 역전패를 당한 이유는 타자들의 부진이 원인이었다.

선발 투수들은 돌아가면서 로테이션에서 빼주고, 불펜들의 3일 연투를 없애는 등의 체력을 유지 시켰지만, 타자들이 반발력이 떨어지는 공인구로 인해 홈런 숫자가 절반(2018, 233 2019, 116개)이하로 뚝 떨어졌고, 특히 9월 팀 타율이 0.233으로 떨어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배트 중심에 볼을 맞춰야하는데, 발사각만을 생각하다보니 그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남자 프로농구의 유재학 감독은 수가 많다고 해서 만수(수가 많다고)라고 불린다, 프로야구 역대 감독 가운데 가장 자랑스러운 별명은 엽경엽 감독의 염갈량(수가 많다고)이다. 그런데 지난해는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수를 부릴 여유가 없었다.

염갈량은 올 시즌 지난해와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전복후계’를 가슴에 새겨 놓고 경기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시즌 SK 와이번스

지난해 34승을 합작했었던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앙헬 산체스(요미우리 자이언츠) 와 핸리 소사가 빠졌기 때문에 새 외국 투수 닉 킹엄과 리카르도 핀토가 최소한 30승 이상을 올려 줘야 마운드 운영이 순조로울 것 같다.

킹엄은 린드블럼의 추천으로 한국행을 결정했다. 린드블럼처럼 한국 프로야구에서 경험을 쌓은 후 다시 메이저리그로 복귀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핀토는 메이저리그에서만 뛰었었다. 150km 대 초반의 빠른 공이 매우 위력적이어서 제구력만 받쳐 준다면 15승이 가능하다.

선발진은 킹엄과 핀토, 두 외국투수와 문승원, 박종훈 그리고 김태훈이 맡게 된다.

지난해 혜성처럼 나타난 하재훈이 마무리, 김세현, 신재웅, 김택형 등이 불펜의 핵심이다.

SK 와이번스 내외야 포지션 가운데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키스톤 콤비에 유격수는 김성현(후보, 정현), 2루수는 최 항(후보 김창평)이 맡을 것 같다. 1루 제이미 로멕, 3루 최 정은 고정이다.

외야는 김강민, 고정욱, 정의윤, 노수광 그리고 이재원(이홍구)포수가 안방을 책임진다.

 

변수는 김광현 대 김태훈

염경엽 감독은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이널스)의 공백을 김태훈 선수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메워줄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태훈은 2018~2019년 2년 동안 SK 불 팬의 핵심 선수였다.

2018시즌 61경기 94이닝, 9승3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83, 2019년, 71경기 69⅔이닝 4승5패 27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3.88의 준수한 성적이었다.

2019 시즌이 끝난 후 팔꿈치(왼쪽)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았다. 지난겨울 동안 치료, 재활을 모두 끝냈고, 전성기 때의 구위를 되찾았다.

김태훈은 이제 불 펜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꾼다. 2군에서 10년 가까이 선발투수였기 때문에 별로 어렵지 않게 감각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훈은 풀타임을 뛰는 것이 첫째, 두 자리 승수가 둘째 목표라고 말하고 있다. 염 감독은 김태훈에게 120~30이닝, 7~8승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인천=뉴시스】이윤청 기자 = 3일 오후 인천 남구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NC 다이노스 대 SK 와이번스의 경기, 3회말 무사 SK 최정이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치고 있다. 2019.09.03. radiohead@newsis.com
지난해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말 두산 공격 2사 만루 상황 8번타자 류지혁의 2타점 안타 상황에 SK 염경엽 감독이 어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록은 선수의 가치를 올려준다, 감독은 선수의 가치를 올려주는 사람이다”

누가 염(갈량)이 아니랄 까봐 명언을 남겼다.

광주일고, 고려대, 태평양 돌핀스, 현대 유니콘스 등의 일류 팀에서 줄곧 황금포지션인 유격수를 봤지만 성적은 3류(0.195)였다.

현역에서 은퇴(2000년)를 한 후 곧바로 현장(코치 등)으로 나가지 않고 프런트(매니저, 스카우터)를 거쳐 현대 유니콘스 팀에서 수비코치(2007년)로 시작했다. 당시 신분은 프런트였지만 기존의 코치들이 모두 나가는 바람에 자리가 비어서 코치가 된 것이다.

2012년에 넥센 히어로즈 주루(작전)코치, 그 해 10월10일 김시진 감독 후임으로 감독으로 승격되어 2013년 넥신 히어로즈 창단 이후 처음으로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 시키면서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2016년 넥센을 포스트시즌에 진출 시키고도 준 플레이오프가 끝난 후 자진사퇴를 했다.

그 후 SK 와이번스 단장으로 갔다가, 2018년 시즌 직 후 트레이 힐만 감독이 미국으로 돌아가자 감독으로 선임되었다.

 

전복후계(前覆後戒)

SK 와이번스의 2020 캐치프레이즈는 “강한 기본, 투혼의 SK”다.

지난해 ‘시즌 내내 체력유지’라는 기본을 지키지 못해서 8월 이후 ‘바보’가 되었었다. 스포츠에서 체력이 떨어지면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바보가 되는 수밖에 없다. 체력이 떨어지면 투혼도 발휘 할 수 없다. 마음은 최선을 다하고 싶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복후계(前覆後戒)를 실현하려면 시즌동안 떨어지지 않고 꾸준히 사용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 놔야 한다.

염갈량, 염경엽 감독도 그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스프링 캠프 기간 동안 체력강화에 많은 시간을 할애 했다.

 

사족(蛇足)

팀 내 연습경기와 상대팀 간의 연습경기를 통해 라카르도 핀토가 제구력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만약 핀토가 영점을 잡지 못할 경우 팀의 골칫거리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 외국 선수들은 ‘코로나 19’로 교체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150km 대를 쉽게 던지는 핀토가 제구력이 잡히면 앙헬 산체스의 공백을 쉽게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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