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박현 기자]남양유업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온라인에 경쟁사 비방글을 게시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 중이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홍원식(70) 남양유업 회장과 대표이사를 비롯해 본사 팀장 3명, 홍보대행사 대표 및 직원까지 모두 7명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초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온라인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 4곳에 경쟁업체인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과 댓글을 지속해서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매일유업 측은 자사의 제품과 관련헤 몇몇 온라인 맘카페에 ‘원유 생산 목장 근처에 원전이 위치해 방사능 유출 영향이 의심된다’, ‘우유에서 쇠 맛이 난다’, ‘우유의 성분이 의심돼 아이에게 먹인 걸 후회한다’는 내용의 글이 반복적으로 올라온 것을 확인하고, 글을 올린 아이디 4개를 특정해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지난해 7월 홍보대행사와 남양유업 본사 압수수색을 통해 해당 글을 게시한 아이디 50여 개를 확보했다. 또한, 남양유업 팀장 3명이 비방글과 관련해 해당 홍보대행사 직원들과 논의한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찰은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남양유업 측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고객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홍보대행사와 업무 협의 과정에서 경쟁사에 대한 자의적
인 판단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실무자는 지난 1년여간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왔으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2009년과 2013년에도 인터넷에 경쟁사 비방글을 유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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