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조현선 기자］LG화학이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등을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4위, 7위를 기록했다.

7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 배터리는 올해 1분기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의 27.1%를 차지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 이래 최고의 성적이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10.7%)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SNE리서치는 "LG화학 배터리는 중국산 테슬라 모델3, 아우디 E-트론, 르노 조에 등의 판매 호조로 탑재량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의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중국 상하이(上海)의 테슬라 기가팩토리에 대한 공급 영향으로 이같은 기록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중국 업체가 부진한 틈에 어부지리로 이익을 얻은 측면이 있어 향후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업계 1위였던 파나소닉은 2위로 밀려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미국 테슬라 공장의 공급 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중국 업체가 위축되면서 점유율은 3.8% 증가해 25.7%을 기록했다. 

중국 CATL과 BYD은 본토의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시장 1위 업체 타이틀을 선점한 CATL은 1분기 점유율이 지난해 23.4%에서 17.4%로 주저앉았다. BYD는 4.9%를 기록, 작년 동기(15.1%)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 1분기 합계 점유율은 37.5%로 작년 동기(16.4%)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삼성SDI는 6.0%로 4위, SK이노베이션은 4.5%로 7위를 기록하며 모두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삼성SDI는 폭스바겐과 BMW,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 판매 호조로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게 SNE리서치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배터리사가 다른 경쟁사에 비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피해가 적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시장 불확실성은 존재하나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공급처를 분산시킨 전략으로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LG화학의 주요 고객사는 한국의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미국의 GM, 포드, 크라이슬러, 유럽의 폭스바겐, 르노, 볼보, 아우디, 다임러, 메르세데스벤츠, 재규어, 포르쉐, 중국의 지리 자동차 등으로 다양하다. 

삼성SDI는 폭스바겐, BMW, 르노, 재규어랜드로버 등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다임러, 기아차, 포드 등을 공급사로 두고 있다. 특히 SK이노는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둔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아크폭스 SUV '마크5'에 자사 배터리를 탑재하게 됐다.

다만 중국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 현지 업체와의 선두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