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오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최대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 안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대한항공은 오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최대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 안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뉴시안=박현 기자]대한항공이 정부의 긴급 자금 지원에 따른 자구 노력 차원에서 최대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이미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달 24일 대한항공에 총 1조20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결정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안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동안 대한항공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최대 1조 원 수준의 유상증자 추진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015년, 2017년 당시에도 해당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이날 이사회가 끝나면 구체적인 유상증자 규모 및 시기 등을 공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기내식 및 항공정비(MRO) 사업부 매각에 대한 가능성도 거론해왔지만, 추가 검토가 필요해 이번 이사회에서는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크레디트스위스(CS)에 사업재편 자문을 맡긴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사업재편 방안에 매각이 포함되면 CS가 주관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대한항공이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하면, 최대주주인 한진칼도 보유 지분율대로 참여하게 된다. 유상증자 규모가 1조 원 규모라면 대한항공 지분 29.96%를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은 3000억 원가량을 투입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한진칼도 14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진칼이 별도의 자금 조달 없이는 유상증자 참여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한진칼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412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진칼이 지분이나 부동산 담보 대출 등을 통해 추가 자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특기할 만한 점은 이 과정에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 1분기 적자 전환이 확실시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1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20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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