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시내 휴대포 대리점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해 서울 시내 휴대폰 대리점 모습. (사진=뉴시스)

 

[뉴시안=박재형 기자] 통신요금이 떨어지기 어려운 이유가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 상황이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미흡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국책연구기관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이 같이 평가하며 알뜰폰 활성화 등 경쟁 강화 정책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26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19년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소매시장은 ‘경쟁이 미흡한 시장’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연구원은 “1위 사업자 점유율 및 시장집중도 감소 등에 따라 시장구조 지표가 다소 개선됐으나 이는 주로 알뜰폰 활성화 등 정책효과에 따른 것이고, 시장 구조나 성과 등 측면에서 경쟁이 활발하다고 결론 내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018년말 알뜰폰을 제외한 국내 이통사의 가입자 점유율은 SK텔레콤 47.3%, KT 29.8%, LG유플러스 22.9%로 1, 2위 간 격차가 17.5%p(포인트)였다. 소매 매출액 점유율은 SK텔레콤 47.5%, KT 28.6%, LG유플러스 23.9%로 1, 2위 간 격차가 18.9%p로 가입자 점유율보다 더 벌어졌다.

이는 우리나라를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1, 2위 사업자 점유율 격차 평균보다 가입자 점유율과 소매 매출액 점유율이 각각 5.4%포인트, 3.2%p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국제적으로 비교할 경우 1, 2위 사업자 간 격차가 크고, 4위 이하 알뜰폰 사업자로부터의 경쟁 압력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며 “현재 시점에서는 설비기반 사업자의 신규 진입 가능성이 낮아 시장 구조의 근본적 개선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영업이익 역시 SK텔레콤과 나머지 사업자의 격차가 여전히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3사 이통 영업이익은 SK텔레콤 1조8498억 원, KT 3150억 원, LG유플러스 6701억  원으로, SK텔레콤이 KT의 6배, LG유플러스의 3배에 육박했다.

이는 투자 및 요금인하 여력 등에 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론 경쟁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소비자 설문 결과 초고속 인터넷, 유선전화 등 여타 통신서비스와 비교해 이동통신 요금 수준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향후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 상황은 5G 전환에 대한 업계의 대응, 알뜰폰의 적응 여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연구원은 “알뜰폰 활성화 등 5G 환경에서의 이동통신 경쟁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난해 LG유플러스의 CJ헬로(현 LG헬로비전) 인수 시 부과한 인가 조건이 이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LG유플러스의 5G 도매 대가를 66%까지 내려 알뜰폰 사업자가 3만~4만 원대 중저가 5G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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