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sp;카카오 판교 사옥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br>
&nbsp;카카오 판교 사옥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지난해 가을부터 삼성화재와 카카오, 카카오페이가 합작으로 추진하던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이 약 10개월여 만에 결국 무산됐다. 온라인 자동차보험 상품 판매 문제 등을 놓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향후 카카오는 독자적으로 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하되 삼성화재와는 우호적 협력 관계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카카오는 전날 금융위원회를 찾아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철회 계획을 전달했다. 앞서 삼성화재와 카카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9월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TF팀을 구성해 금융위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해 왔다. 

당초 합작 법인은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페이가 지분 51% 이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고, 삼성화재와 카카오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는 구조로 계획됐다. 당시 국민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을 가진 카카오와 국내 최대 규모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가 만났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들은 합작법인이 내놓을 생활밀착형 보험이 기존 상품과 차별화 되는 동시에 안정적 수익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대원칙에 공감했다. 그러나 예비인가 신청 준비 과정에서 핵심 쟁점인 '자동차보험'에 대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온라인 자동차 보험 론칭 등을 놓고 사업 방향, 수익성 검증 등 원칙과 방식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는 앞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한 이후 2014년부터 줄곧 가입 1위를 지켜왔다. 지난해 말 기준 시장 점유율은 31.3%이며, 가입자 수는 271만 명에 달한다. 삼성화재 입장에서는 합작법인이 온라인으로 자동차 보험을 판매할 경우 점유율을 빼앗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삼성화재 측은 "사업 방향 및 시기 등 여러가지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해 합작법인 설립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 측도 "사업전략 수립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양측 간 시각차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합작 법인 설립은 무산됐지만 카카오는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계획을 이어간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를 주주로 한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예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삼성화재도 가입자 유치, 계약 관리 등 업무 전반에 IT 도입을 확대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는 협력을 계속한다. 양사는 25일 포괄적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향후 카카오오페이 간편보험 메뉴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삼성화재 생활 밀착형 보험 종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카카오톡을 활용한 보험증권 발송 등의 협업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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