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 삼성은 1일 오후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을 초청해 사장단을 대상으로 건전한 노사관계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강연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 2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 사장단이 함께 외부 강사의 강연에 참석한 것은 3년만이다. 

이날 강연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6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대국민 약속'을 이행하는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당시 이 부회장은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위원장은 '미래 지향적 노사관계 형성'을 주제로 ▲한국노동운동의 특징과 역사 ▲노사관계의 변화와 전망 ▲건전한 노사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방향 ▲삼성 노사관계에 대한 외부의 시각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위한 제언 등을 강의하며 노사관계에 대한 삼성 경영진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한편 강연이 끝난 뒤 문 위원장과 삼성 사장단은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새로운 노사 관계 확립 방안 등의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문 위원장은 경영진이 직접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먼저 변화하는 것이 미래 지향적 노사관계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대국민 발표 이후 회사를 둘러싼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보다 더 전향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먼저 답보 상태였던 삼성과 해고노동자 김용희씨와의 협상이 탄력을 받아 극적 합의에 이르렀다. 당사자와 삼성, 시민단체가 함께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른 행보다.

지난 2018년 삼성전자서비스가 불법파견 논란이 있었던 협력사 임직원 8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한 것은 국내 대기업이 도급계약을 맺고 있는 협력사 임직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첫 사례로 꼽힌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노조 와해 의혹 사건에 대해 선제적으로 사과해 변화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회사 정책이 국민과 사회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던 점을 인정하면서 새로운 노사문화를 약속한 점이 주목 받았다.

당시 삼성은 사과문을 통해 "노사 문제로 많은 분들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죄송하다. 앞으로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며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 눈높이와 사회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인도적 차원의 대화 노력을 계속했고 그 결과 극한 상황을 피하는 합의에 이르렀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크다"며 "삼성이 반도체 백혈병 이슈 해결, 서비스 직고용, 노사관계 개선 천명 등에 이어 다시 한번 진정성 있고 전향적인 태도의 변화를 보여왔고 앞으로 신뢰 회복과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