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태국 라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대륙 예선 결승 한국 대 태국 경기에서 환호하고 있다. 대표팀은 세트스코어 3-0으로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사진=국제배구연맹)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태국 라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대륙 예선 결승 한국 대 태국 경기에서 환호하고 있다. 대표팀은 세트스코어 3-0으로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사진=국제배구연맹)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 한국 스포츠 사상 역대 최고의 여자 스포츠맨을 고르라면 이견(異見)이 나올 수밖에 없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금메달(2014 소치동계올림픽 은메달) 김연아, 올림픽 최다 메달 김수녕(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 동계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2연패 이상화(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은메달 추가) 등등.

그러나 여자구기종목 사상 최고의 선수를 뽑으라면 십중팔구(十中八九)는 여자배구 김연경을 꼽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자농구의 박신자, 박찬숙, 여자배구의 조혜정, 박미희, 여자축구의 지소연 등이 있지만 10년 이상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세계 최고의 선수로 불린 선수는 김연경이 유일하다.

김연경(1m92cm 72kg)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여자배구를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36년 만에 준결승에 올려놓았다.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 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서 세트스코어 3-1(18-25, 25-21, 25-20, 25-18)로 승리했다. 그 경기에서 김연경은 블로킹 4개를 포함해 28득점을 올렸다.

여자배구는 런던올림픽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했지만, 그 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진출, 2020 도쿄올림픽 본선진출(2021년으로 연기) 등 3대회 연속 본선에 오르고 있는데, 김연경 선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예선에서 한국은 아시아의 2류 국가 카자흐스탄에도 패해 본선 진출에 실패 했었는데, 당시 김연경 선수의 부상 결장이 결정적이었다.

 

김연경은 남녀 통틀어 세계에서 가장 연봉이 많은 선수

김연경은 공격을 잘할 뿐만 아니라 세터출신을 살려 수비 등 배구의 모든 면에서 완벽한 선수다. 상대 코트를 초토화 시키는 강력한 스파이크, 상대 팀 리시브를 흔드는 위력적인 서브와 안정적인 토스, 심지어 디그도 해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세계 최고의 여자배구선수로 꼽힌다.

2009년, 한국 배구를 평정하고 일본을 거쳐 터키, 중국 등에서 활약하기도 한 김연경은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에서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최우수선수상(MVP)과 득점왕을 독식하며 유럽 무대까지 정복했다.

김연경의 연봉은 세금을 떼고 22억 원에 이르러 남녀를 통틀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몸값의 선수다.

김연경 선수가 국내복귀를 선언하자 배구 계에서는 두 손을 들고 환영하고 있다.

여자배구의 인기는 지난해 이미 남자배구를 앞섰고, 시청률이 프로야구 까지 넘어서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V리그 역대 최고의 케이블 TV 시청률 기록이 여자배구 경기에서 나오기도 했다.

2018~2019 시즌 우승팀을 가리는 챔피언 결정전 3차전(3월25일) 흥국생명-한국도로공사가 맞붙은 경기의 시청률은 케이블 가구 기준으로 2.68%, 전체 가구 기준으로 2.26%가 나왔다. 이는 '남녀 배구를 통틀어' V리그 출범 이후 케이블TV 시청률 중 역대 최고 수치 였었다. 남녀 배구가 매일 번갈아 한 경기씩 치른 플레이오프(PO)와 챔피언결정전, 즉 포스트시즌의 경기당 케이블TV 평균 시청률도 여자배구가 남자배구를 앞섰다.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주장 김연경 (사진=뉴시스)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주장 김연경 (사진=뉴시스)

여자배구 김연경 들어오면 프로야구 인기 능가할 듯

여자배구는 2.17%(케이블 가구), 1.84%(전체 가구)를 기록했다. 남자배구는 2.12%(케이블 가구), 1.71%(전체 가구)에 그쳤다. 2005년(2월)에 출범한 V리그 이후 최초의 일이었다. 프로야구 시청률도 2%를 넘지 못하는 경기가 많은데, 3%가까운 시청률은 엄청난 것이었다.

여자프로배구는 한 팀 연간 운영비가 40억 원을 넘지 않은데 비해 남자프로배구는 두 배 가까이 되고 프로야구는 300억 원을 넘는다. 가성비로 볼 때 여자프로배구 팀을 운영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호재를 맞은 여자프로배구에 세계최고의 여자배구 선수 김연경이 가세하면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배구연맹 규정에 따라 임의탈퇴 신분으로 해외에 진출한 김연경은 전 소속팀 흥국생명에서 2년간 더 뛰어야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흥국생명에는 이미 이재영(레프트), 이다영(세터) 쌍둥이 국가대표 자매가 소속되어 있어서 김연경과 함께 이재영, 이다영 3명의 국가대표 급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면 그야말로 역대 급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김연경의 연봉이다.

여자프로배구 셀러리 캡은 18억 원(5억원 인센티브)이다. 그러니까 23억 원으로 김연경의 연봉, 이재영, 다영 쌍둥이(이미 10억 원에 계약) 그리고 나머지선수들(14명)의 연봉을 맞춰 줘야 한다.

규정에 따라 김연경의 연봉은 6억5000만원을 넘을 수가 없다. 따라서 김연경이 자신의 연봉을 대폭 낮춰서 6억5000만원에 사인을 한다고 해도, 쌍둥이 연봉(10억원)을 뺀 나머지 6억5000만원으로 14명의 연봉을 줘야하는 것이다.

흥국생명과 김연경은 6월3일 일차적으로 만났고, 김연경 측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고 한다.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이제 25일 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다. 김연경은 6월30일 오후 6시까지 흥국생명(또는 국내 팀)과 계약이 이뤄져야 V리그에서 뛸 수 있다.

흥국생명과 김연경은 어떻게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서, 이미 계약을 마친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를 제외한 김연경과 나머지 14명이 선수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결론을 이끌어 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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