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태국 라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대륙 예선 결승 한국 대 태국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김수지와 포옹하고 있다. 대표팀은 세트스코어 3-0으로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사진=국제배구연맹)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태국 라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대륙 예선 결승 한국 대 태국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김수지와 포옹하고 있다. 대표팀은 세트스코어 3-0으로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사진=국제배구연맹)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국내 일부언론에서는 김연경 선수가 11년 전 소속팀 흥국생명과 계약을 함으로서 17억 원의 피해를 감수 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김연경이 유럽이나 중국 팀으로 갈 경우 23억 원(세전)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데, 3억5000만원만 받고 국내(흥국생명)로 리턴 했다는 것이다.

김연경의 17억 원 피해는 만약이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실제로 올림픽 예선 때문에 8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월 아시아대륙 최종예선전 도중 복근부상을 당했던 김연경은 1월28일 터키에서 돌아갔다.

그런데 1월29일, 국제스포츠 계 소식을 전하는 ‘월드오브 발리’가 김연경이 귀국에 앞서 소속팀과 계약내용을 일부 변경했다고 보도했다.대한민국 국가대표 팀에서 활동하다 부상을 당하자 엑자시바시와 이미 맺은 계약 가운데 김연경이 일부 손해를 감수하는 내용으로 변경 되었다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상호 배려와 이해를 바탕으로 적정한 수준에서 계약내용이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연경이 소속팀의 경기에 뛰지 못하면서 연봉이 깎였는데 그 액수가 무려 8억 원이라는 것이다.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김연경은 이번에 유럽이나 중국 진출을 포기하고 국내로 리턴하면서 17억 원, 부상으로 소속팀으로부터 8억 원 등으로 올해 들어서만 무려 25억 원이나 피해를 본 셈이다.

 

김연경, 팀워크 위해 3억원 피해는 팩트

월드스타 김연경 선수가 전 소속팀 흥국생명과의 계약 조건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김연경은 흥국생명과 3억5000만원에 1년간 계약을 했다. 구단 제시액 6억5000만원보다 무려 3억이나 적을 뿐 만 아니라 전 소속팀 터키의 엑자시바시 비트라 팀에서 받았던 연봉(세금 전 23억 원 추정)보다도 17억 원 이상 적은 액수 였기 때문이다.

여자배구의 2020~21 시즌 한 팀의 샐러리 캡(총연봉상한제)은 23억 원이다.

흥국생명은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에게 이미 10억 원(이재영 6억 원, 이다영 4억 원)을 소진했다. 김연경에게 한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최대연봉 6억5000만원이 갈 경우 나머지 6억5000만원으로 14명의 연봉을 주어야 한다.

흥국생명은 올해 40살이 되는 센터 김세영(1m90cm), 국가대표 센터 이주아(1m85cm), 주장이자 레프트 김미연(1m77cm) 선수 등에게 각각 1억 원 이상 주어야 하기 때문에 3억5000만원으로 14명의 연봉을 맞춘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런데 김연경이 3억 원을 양보했기 때문에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김연경은 “내가 구단이 제시했었던 연봉(6억5000만원)을 다 받을 경우 후배들의 앞길을 막는 것이기 때문에 고집을 피울 수가 없었다, 후배 1명이라도 피해를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제 흥국생명이 월드스카 김연경을 영입했기 때문에 다른 5개 팀 감독은 “사실상 2위 다툼을 해야 한다”며 볼 맨 소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배구 계의 미래를 위해서는 김연경의 복귀가 흥국생명과 다른 팀들을 모두 살릴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은 김연경 없이도 우승후보였다.

흥국생명은 김연경 선수가 들어오기 전에도 2020~21시즌 여자배구 우승후보 1순위였었다.

흥국생명은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과 국가대표 레프트 이재영에 외국선수로 라이트를 맡아볼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루시아 프레스코(루시아로 등록) 그리고 국가대표 센터 이주아와 백전노장 김세영(1m90cm) 선수가 버티고 있다.

구기란 이후 10년 가까이 국가대표 리베로를 맡았었던 김혜란 선수가 출산을 위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했지만, 세터 조송화선수의 IBK기업은행 이적 때 보상 선수로 받은 박상미가 김혜란의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세터, 레프트, 라이트, 센터 등 포지션 별 빈틈이 없다. 리베로만 불투명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월드스타 김연경이 가세한 것이다.

김연경의 영입으로 흥국생명의 레프트는 김연경, 이재영 그리고 주장 김미연(1m77cm) 등 3명이 되었다. 다른 팀으로 가면 주 공격수 역할을 해야 할 김미연의 설 자리가 없을 정도가 된 것이다.

 

흥국생명의 전력은 역대 최강인가

여자배구에는 우리나라 구기종목사상 ‘불멸의 기록’을 갖고 있는 전설적인 팀이 있었다.

미도파 팀이다. 정확하게는 국세청, 대농, 미도파 3팀인데, 이름만 바뀌어 온 사실상 한 팀이다.

그 미도파 팀이 반세기전인 1969년부터 1985년 광주에서 벌어진 종별 선수권대회에서 선경 팀에게 패할 때 까지 16년 동안 무려 184연승을 기록 했었다.

국세청 대농 미도파 세 팀의 세터 계보를 보면 유경화, 윤영례, 이운임, 김은희 등으로 당시 국가대표 세터들이었고, 레프트에 나는 새라고 불렸었던 조혜정(1m64cm), 서울 대 출신의 거포 박인실과 역대 가장 강력한 스파이크를 구사했던 김화복 라이트에 곽선옥, 김옥순 센터에 박미희, 정영운 등이 뛰었었다.

당시 미도파 이창호 감독의 영원한 라이벌 전호연(현대) 감독이 미도파의 연승을 저지하려고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해도 이길 수가 없었다.

현대 팀 외에 호남정유, 동일방직, 태광산업, 산업은행 등은 미도파(대농 국세청)와 붙었다하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184연승을 하는 동아 두 세 차례 패하기는 했지만, 그 경기들은 모두 선수구성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협회의 강권으로 출전을 했던 경기라 뺐다)

그러면 2020년의 흥국생명과 50년 전은 미도파 팀 가운데 어느 팀이 더 강할까?

흥국생명이 미도파 팀보다 전력이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당시는 서브를 넣는 팀이 이겨야 득점을 올리는 즉 랠리 포인트제도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6팀의 전력이 평준화 된데다, 각 팀 전력의 30퍼센트가 넘는 외국선수가 도입되어 있기 때문에 10연승 까지는 몰라도 20연승 이상을 올리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흥국생명의 우승 가능성은 거의 8할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김연경의 연봉희생, 과거에는.....

이번 김연경의 연봉희생 이전에는 메이저리그 출신 박찬호 선수의 연봉 희생이 있었다. 그러나 박찬호와 김연경는 성격이 다르다.

김연경은 샐러리 캡 제도가 있어서 자신이 많은 연봉을 받을 경우 후배들이 적게 받거나 퇴출(4명) 위기에 있어서 희생을 한 것이다. 또한 김연경은 기량이 절정에 올라있고, 박찬호는 내리막길에 고향 팀으로 온 것이다.

박찬호는 2011년 말, 당시 한화 구단과의 첫 만남에서 연봉 등 계약조건과 관련한 모든 결정을 구단 측에 위임하고, 2400만원을 포함해 자신이 받을 연봉 및 옵션 전액을 구단에 위임했다.

한화 이글스는 박찬호에게 주려고 계획했던 연봉 4억 원과 옵션 2억 원을 포함한 최대 6억2400만 원을 아마추어 야구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 박찬호는 고향 팀 한화 이글스 팀으로 올 때 기량이 현격하게 떨어져 있었다.

2011년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2억5000만엔) 팀에서 겨우 7경기에 나가 1승5패(4.29)에 그쳤었다. 한 때 155km를 넘나들던 스피드가 140km 대 중반을 넘지 못했고, 2012년 한화 이글스팀에서는 패스트볼 스피드가 140km대 초반까지 떨어져(5승10패 5.06)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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