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팹리스 업체 '가온칩스' 직원과 삼성전자 임직원이 '통합 클라우드 설계 플랫폼(세이프 클라우드 디자인 플랫폼, SAFE-CDP)'으로 칩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뉴시안=조현선 기자]삼성전자가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에도 2030년 파운드리 세계1위 비전 현실화를 위해 고삐를 더욱 죄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18일 중소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가 서버 없이도 반도체 칩을 설계할 수 있는 '통합 클라우드 설계 플랫폼'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클라우드 HPC(하이 퍼포먼스 컴퓨팅) 플랫폼 업체인 리스케일이 함께 구축한 'SAFE CDP'는 팹리스 고객들이 아이디어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즉시 칩 설계를 시작할 수 있도록 가상의 설계 환경을 제공한다. 

자동화 서비스 설계 SW 업체인 앤시스, 멘토, 케이던스, 시놉시스의 SW를 공용 클라우드 상에서 구동될 수 있도록 구축한 플랫폼이다. 중소 업체가 서버 확장에 따른 투자 부담을 줄이고, 칩 설계와 검증 작업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도 단계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등 국내 중소 업체들과의 상생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의 제품 개발 활동에 필수적인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프로그램을 공정당 연 3~4회로 확대 운영하고, 8인치(200㎜)뿐 아니라 12인치(300㎜) 웨이퍼로 최첨단 공정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장, 모바일, 보안 등 다양한 응용처에 최적화된 공정 기술과 설계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꾸준히 중소 업체들과 협력을 이어온 결과에 따른 제품이 올해 말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팹리스와 디자인하우스 업체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레이아웃, 설계 방법론·검증 등을 포함한 기술 교육도 제공하고 있으며 업체들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18년부터 파운드리 생태계 프로그램 '세이프'(SAFE)를 운영하며 파트너와 고객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박재홍 부사장은 "리스케일과 함께 선보이는 삼성전자의 통합 설계 플랫폼은 팹리스 업계가 클라우드 기반 설계 환경으로 옮겨가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파운드리 생태계 강화를 통해 고객들이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의 이와 같은 행보는 '반도체2030 비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의 기술력이 반도체 생태계의 자립으로 이어져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만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올해 2분기를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8.8%이다. 현재 시스템(비메모리)반도체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TSMC(51.5%)와의 격차가 30%포인트 이상에 달하지만 내년을 기점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추격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경기 평택사업장에 약 10조 원을 들여 극자외선(EUV) 전용 파운드리 라인 투자를 발표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 투자를 멈춰서는 안된다"며 신사업 투자 경영 행보를 보였다. 

현재 삼성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꿋꿋히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삼성그룹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반도체(DS), 스마트폰/통신장비(IM), 가전(CE) 등 3개 사업 부문이 글로벌 경쟁에서 위기 의식이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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