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김동용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주고 받았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추미애 장관에게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수수사건 수사의 부당함을 강조하며 속도감 있는 검찰개혁을 거듭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추 장관은 민주당 의원들이 "검찰의 눈치를 보지 않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눈치보지 않고 일 잘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소병철 민주당 의원은 "검찰개혁이 안 되고 있다"며 "일선에 있는 검사들은 죽어라 일하는데 몇몇 지휘부 검사들 때문에 감찰 문제가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소 의원은 이어 "지금 일어나는 일들이 가관이다. 봉숭아 학당이냐"며 "이럴 때 장관으로서 '감찰부서의 감찰에 왜 간섭하느냐. 독립을 지키라'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소 의원이 거론한 '감찰 문제'는 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법무부에 접수된 진정 사건이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이첩된 것을 말한다. 

당시 법무부는 이 진정 사건을 대검에 넘기면서 수신자를 감찰부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검은 이를 서울중앙지검으로 내려보냈고, 이달 1일 인권감독관실에 배당했다. 

소 의원이 "검찰개혁을 주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자, 추 장관은 "주저하지 않는다. 눈치보지 않고 잘 하고 있다"며 불쾌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도 추 장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송 의원은 검·언 유착 의혹과 관련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언급하며 "장관도 검사를 하게 되면 '순치(입술과 이처럼 이해관계가 밀접한 둘 사이)'되는 것 아니냐. 지나친 얘기일까"라고 질의했다. 추 장관도 임명 후에는 검찰 조직문화에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취지였다. 

이에 추 장관은 "(생각이) 지나치다"며 "질문을 통해 업무의 진지성을 폄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러려고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추 장관은 "(송 의원도) 다 검찰이었고 다 (검찰 개혁 지연에) 책임이 있다. 무슨 말인지 알겠으나 단정은 짓지 말라"며 "굉장히 모욕적"이라고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는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의원만 참석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민주당의 단독 상임위원장 선출·상임위 배분에 반발해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