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삼성에 닥친 ‘가혹한 위기’ 우리 모두의 것이다
[데스크칼럼] 삼성에 닥친 ‘가혹한 위기’ 우리 모두의 것이다
  • 박재형 부국장
  • 승인 2020.06.2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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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박재형 부국장] 지난 19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를 찾은 이재용 부회장은 현 코로나19 상황을 “가혹한 위기”로 규정했다. 또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의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 있다”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어쩌면 이날 이 부회장이 강조한 ‘가혹한 위기’는 이 부회장 자신에게도 해당하며 삼성 전체 그리고 우리나라 국가적으로도 적용되는 말을 압축한 듯하다. 

이 부회장 개인적으로는 오는 26일 예정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기소 타당성 여부를 판단 받게 돼 정말 ‘가혹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지난 2017년 2월말 특검 기소 이후 지금까지도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같은 혐의로 40개월 만에 또다시 기소 여부를 다투게 된 데 대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아무리 멘탈이 강한 개인이라도 40개월 동안 끊임없이 수사와 기소 위기를 겪게 된다면 정말 쉽지 않은 시간일 것이다. 

이 부회장은 오는 23일 만 52세 생일을 맞는다. 공교롭게도 부친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운 이후 한 번도 제대로 생일상을 받아 보지 못한 이 부회장은 올해도 힘든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7년 ‘옥중 생일’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던 이 부회장은 올해도 기소위기 속에서 맞는 생일이라 편치 않을 것이다. 

이처럼 지금이 이 부회장에게만 가혹한 시간일까? 삼성 전체에도 불확실성 증가라는 가혹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이 부회장의 위기로 인해 삼성 경영환경에 있어서 리더십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말부터 끊임없이 수사와 재판에 시달려온 삼성은 검찰 기소로 또다시 총수 등에 대한 재판이 반복될 경우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이 부회장은 물론 전현직 임직원들은 집중 심리가 이뤄질 경우 매주 2~3회꼴로 재판정에 설 수밖에 없고, 재판 준비를 위해 기업 활동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외 언론조차 이 부회장의 위기를 삼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블룸버그 등 해외 언론들은 최근 “이 부회장의 부재시 M&A나 대규모 투자 등 주요 결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번 검찰 수사의 직접 대상이 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의 경우 투자 자금 조달이나 해외 건설프로젝트 수주 등 핵심 사업 진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최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나 자칫 이런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삼성의 위기는 국가적으로도 ‘가혹한 위기’가 될 것이다. 재계에서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준비를 위한 범국가적 노력에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 부회장의 기소로 인한 부정적 파급 효과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밖에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는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간 분쟁(ISD) 소송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8000억 원 규모의 국부 유출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일각에서는 언론에 대해 이 부회장 위기 때마다 삼성이나 국가 경제 위기를 들먹이면서 이 부회장을 옹호한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팩트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 위기는 정말 가혹해지고 있다는 것을. 진실을 외면한 이 이중적인 시각을 벗어던져야 우리 모두에게 닥친 이 가혹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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