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지난해 육상계에 ‘추월 바람’을 일으켰던 양예빈 선수가 드디어 출격한다.
양예빈 선수는 오는 25일부터 강원도 정선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지는 20세 이하, 18세 이하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양예빈은 20세 이하 대회에 출전할 기록이 되지만, 무리하지 않고 18세 이하 대회에만 출전하기로 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선수들의 기록을 18세 이하, 20세 이하 및 성인으로 3등분한다.
양예빈은 지난해 5월 전북 익산에서 벌어진 2019 소년체전 여자육상 1600m 계주에서 약 50m를 앞서 달리던 선수를 추월하는 장면이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면서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더욱이 해당 대회 여중 200m와 400m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며 3관왕에 올라 “‘육상의 김연아’가 나타났다”고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올해 육상은 원래 3월에 시즌이 시작돼야 하나 코로나19로 인해 3개월이나 대회가 미뤄진 끝에 이번 주 금요일 첫 경기가 열리게 됐다.
양예빈, 컨디션 좋지 않아
다만 양예빈 선수는 다리에 피로골절이 와서 2개월간 치료와 재활을 해야 했고, 코로나19로 인해 훈련환경도 나빠져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한다. 최근 한 달 동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이번 대회는 기록보다는 부상을 방지하는 데 더욱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기록을 세우기보다는 기존 기록을 유지하면서 올 가을쯤 새 기록에 도전하는 것이 낫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제 여고생이 된 만큼 지난해보다는 기록이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것이 육상계의 바람이다.
지난해 중학생 최고기록 경신
양예빈은 충남 계룡시 계룡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 7월 29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제40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여자중등부 400m에서 55초 2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0년 6월 9일 김동숙이 세웠던 55초 60을 29년 만에 0.31초나 단축한 ‘한국 여자중학생 400m 신기록’이었다(한국신기록은 53초 67).
지난해 성인·주니어를 포함해 양예빈 선수보다 더 나은 기록을 세운 선수는 김포시청의 신다혜 선수로 양예빈보다 0.1초 빠른 55초 19를 기록했다. 신다혜 선수는 400m뿐만 아니라 200m도 뛰는 국내 정상급 선수다.
양예빈의 기록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육상 400m에서 금메달을 딴 바하마의 밀러 위보(49초 44)의 15세 때 기록보다도 앞선다. 밀러 위보는 당시 55초 52에 그쳤었다.
그러나 밀러 위보는 16세 때 자신의 기록을 무려 3초 이상 단축한 52초 45를 기록했다. 올해 16세가 된 양예빈은 사실 54초대만 끊어도 성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세계적으로 창궐한 코로나19와 부상 등으로 여건이 좋지 않다.
대한육상연맹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선수와 관계자들의 안전에 신경을 쓴다는 취지 아래 경기장 방역을 철저히 하고,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경기장에는 선수들의 가족은 물론 경기 관계자의 입장도 불허한다. 선수와 지도자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경기장에 입장하며, 체온 37.5도 이상의 발열 증상이 보이면 경기장에 들어설 수 없다. 경기를 치른 뒤 단체 식사도 할 수 없다.
대한육상연맹은 유튜브로 이번 대회를 생중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