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사진=뉴시스)

[뉴시안=김동용 기자] 프라이팬에 손가락이 지져지는 등 끔찍한 아동학대를 받다가 구조된 '창녕 계부 학대' 사건의 9살 어린이가 2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편지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아동학대 문제를 다루는 관계 기관 담당자들이 "엄마 같은 마음으로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동학대 상황 발생 시 경찰 신고 및 복지서비스 지원 계획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강 대변인은 "박경미 교육비서관과 김유임 여성가족비서관이 경상남도의 한 아동복지 전문기관에서 돌봄을 받고 있는 '창녕 어린이'를 만나고 돌아왔다"며 "창녕 어린이는 병원에서 외상을 치료 중이며 심리검사 치료를 준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청와대 참모들에게 "(창녕 학대) 어린이를 만나서 보듬어 주라"고 지시한 바 있다. 

강 대변인은 "박 비서관과 김 비서관이 '대통령께서 보듬어 주라고 하셔서 아줌마들이 왔어요'라는 인사를 건네면서 준비해 간 펭수 인형과 동화책 '빨간머리 앤', 덴탈 마스크와 영양제를 선물했다"며 "두 어린이 모두 매우 기뻐했다고 한다. 창녕 어린이는 조금씩 마음과 몸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모습이었다고 두 분 비서관은 전했다"고 말했다. 

강 비서관은 "(구조될) 당시 (체중) 25kg에 불과했던 어린이의 몸무게가 다행히도 이제는 30kg 중반대로 늘어났다고 한다"며 "아이는 면담 내내 시종 발랄했으며 특히 대통령께서 자신을 위해 두 비서관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고는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강 비서관은 "두 어린이는 즉석에서 '대통령 할아버지 할머니께'라는 제목의 편지를 두통씩 썼다"며 "편지 내용은 공개할 수 없으나 감사인사와 함께 '차 조심하셔야 돼요'라는 어린이다운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 비서관은 "다만 쇠사슬에 매어 생긴 목의 상처, 뜨거운 프라이팬에 데어서 생긴 손의 상처, 온 몸의 피멍 같은 외상은 아직 남아 있어 두 분 비서관을 안타깝게 했다"며 "창녕 어린이는 '패션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꿈인데, 앞으로 샤넬 같은 옷, 좋은 옷을 만들어서 대통령 할아버니께 드리고 아줌마들한테도 공짜로 드리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아동학대와 관련한 합동 대책을 내달 중순까지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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