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H조 1차전 전북현대와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 경기에서 전북현대 쿠니모토 선수가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프로축구에 일본의 쿠니모토 다카히로(전북 현대, 1m75cm), 북한의 안병준(수원 FC, 1m83cm) 등 이색경력의 선수들이 화제다.

일본인 쿠니모토와 북한의 안병준 두 선수 모두 소속팀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이고 있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쿠니모토 선수는 올 시즌 프로축구 최고의 빅 매치 전북 현대 울산 현대 전 쐐기골을 터트려 경기 MVP로 뽑혔고, 안병준 선수는 2부 리그 득점, 어시스트 모두 1위(8골)를 달리고 있다.

 

쿠니모토, J리그에서 두 번 쫓겨나

지난 2013년 10월, 일본축구계는 축구신동의 출현으로 흥분했다. J리그 명문 우라와 레즈 소속의 만 16세 공격수가 1군 공식전에서 골을 넣은 것이다. 현재 전북 현대 팀에서 뛰고 있는 쿠니모토 다카히로였다.

그러나 쿠니모토는 그로부터 1년도 지나지 않은 2014년 9월, 이번에는 좋지 않은 일로 화제가 되었다. 선수로서 품행에 문제가 있어서 팀에서 방출된 것이다. 

쿠니모토는 우라와 레즈 팀에서 동내 깡패들과 어울리며 담배를 피우고, 새로 들어온 선수들과 불화를 일으켜서 방출 당한 것이다.

그 후 쿠니모토는 고향 팀인 아비스파 후쿠오카에서 2016년 리그와 컵 대회 28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적응을 하는 가 했지만, 2017년 5월19일 계약조항 위반(음주 등)으로 또 방출 당했다.

쿠니모토는 2018년 경남 FC 김종부 감독의 부름을 받아 한국 K리그로 왔고, 2년 동안 사고없이 잘 적응(61경기 7골 4어시스트) 한 뒤, 2020년 국내 최고 명문 팀 전북 현대에 입단 했다.

쿠니모토는 경기를 보는 눈이 탁월하고, 드리블, 돌파력, 몸싸움 모두 수준급 이상이지만 득점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6월28일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빅 매치에서 전반 44분 한교원의 결승골이 되는 프리킥을 얻었고, 후반 추가시간, 10명이 싸우느라 지친 울산 현대 PA 부근에서 공을 잡은 후 윤빛가람과 설영우를 차례로 제치고 왼발 슛으로 쐐기 골을 넣으며 골 결정력에도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일본 출신의 K리거들

일본출신의 K리거는 의외로 많았다.

현재 대구 FC의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즈바사 니시 선수는 벌써 3연 째 팀의 주전 미드필더로 뛰고 있다.

과거의 일본 선수로는 마에조나 마시키요 선수가 2003년(안양), 2004년(인천)에서 단신공격수(1m69cm)로 활약했었고, 다카하키 요지로 선수는 2015년부터 2016년 시즌까지 FC 서울에서 뛰다가 지금은 J리그로 돌아가 FC 도쿄 팀에 속해있다.

세르히오 에스쿠데로 선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스페인 출신의 일본국적(2007년 취득) 선수다.

2012~13 FC 서울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했었고, 2018년 울산 현대에서는 임대선수로 뛰었었다. 지금은 J리그로 돌아가 도치기 SC팀에 속해 있다.

프로축구 수원FC 안병준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수원FC 안병준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인민 골잡이 안병준

안병준 선수는 2부 리그 수원 FC 소속의 북한 선수다. 재일교포 3세로 조선학교에 진학한 이후 북한 국적을 취득했다.

안병준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제주 출신이다. 안병준의 조부모는 일본으로 건너가 안병준의 아버지를 낳았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태어난 안병준은 재일교포인 아내와 6살 아들, 4살 딸과 함께 한국에서 지낸지도 2년 가까이 된다.

안병준은 사상적으로는 ‘인민 루니 정대세’ 보다는 비교적 중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병준은 2013년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 팀에 입단,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2017년 J2 리그 로아소 구마모토 팀으로 이적, 7골을 넣으면서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8 시즌에는 10골을 넣으면서 팀의 주 공격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구마모토 팀이 J3로 강등되자 2018년 수원 FC로 이적했다. 2018년에는 부상으로 거의 뛰지 못했고, 2019년 3월31일 대전 시티즌(지금의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경기에서 첫 골(데뷔 골)을 터트렸다.

2019년 17경기(8골)를 기록, 골잡이로서의 본능을 보이기 시작했다.

2020 시즌에도 대전 하나시티즌 전에서 프리킥으로 첫 골을 넣었고, 그 후 안산 그리너스 전, 충남 아산 전(멀티 골), 경남 FC 전(1골 1어시스트), 부천 FC, FC 안양과 전 등에서 잇따라 골을 넣으면서 7골3어시스트로 골과 어시스트 모두 2부 리그에서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안병준은 양발을 모두 사용하고, 골문 앞에서 침착한 플레이로 슈팅 대비 골을 많이 넣고 있다.

북한 출신 K 리거 로는 2001년 현대 호랑이의 랑규사, 수원 삼성 불루윙스 안영학, 정대세에 어어 4번째 선수다.

 

두 선수 모두 이번 주말 출격

전북의 쿠니모토는 7월5일(일요일) 저녁 7시 요즘 잘나가는 상주 상무(3위)팀을 만난다.

쿠니모토는 올해 10-10이 목표인데, 이제 첫 골을 터트렸기 때문에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9골, 10어시스트를 추가해야 한다.

수원 FC의 안병준은 7월4일 토요일 7시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서울 E랜드를 만난다. E랜드는 지난 달 28일 선두를 달리던 부천 FC에 2골을 먼저 내 주고도 3대2 역전승을 올렸다.

부천은 그 경기 패배로 선두에서 4위로 떨어졌고, E랜드는 하위권에서 5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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