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삼성이 두산을 6대 3으로 꺾고 승리한 후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삼성이 두산을 6대 3으로 꺾고 승리한 후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 약 한달 전인 2020년 6월8일 프로야구 팀 순위를 보면, NC 다이노스가 두산 베어스에 4게임차 앞서 선두를 달렸고, 그 뒤를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18승11패) 기아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는 13승17패로 7위에 머물러 있었다. 그 뒤를 KT 위즈, SK 와이번스 그리고 14연패를 당하고 있던 한화 이글스가 최하위인 10위에 머물러 있었다.

6월9일부터 메이저리그 출신 오승환 선수가 삼성 라이온즈 1군 멤버에 가세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나지 않은 7월6일 삼성 라이온즈는 39승25패로 6위에 올라있고, 5위 기아 타이거즈와 게임차가 없고, 4위 LG 트윈스에 불과 반 게임 차 밖에 나지 않는다.

삼성은 오승환 선수 합류 이후 17승8패로 10개 구단 가운데 승률 1위를 기록했다.

오승환은 팀에 합류한 이후 10게임 밖에 출전하지 않았다.

7월4일 경기에서는 팀이 5대3으로 2점차 앞서던 9회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무려 26개의 공을 던지며 볼넷을 2개나 허용하고 2안타를 얻어맞으며 동점(5대5)을 허용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와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승환은 6월9일부터 7월5일까지 10게임에 출전, 1승5세이브(방어율 3.86)을 기록하고 있다.

오승환의 겉으로 들어난 팀에 대한 공헌도는 학점으로 보면 A정도라고 할 수 있다. 오승환의 합류로 불펜진이 더 단단해 진 것은 사실이다. 마무리 우규민 선수가 셋업 맨으로 내려 왔고, 최지광, 김대우 등 승리계투조의 부담이 그 만큼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오승환의 합류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더욱 안정되어졌다는 점이다.

 

선수들 심리적으로 안정돼

시즌이 시작되기 전, 삼성 라이온즈는 대부분의 프로야구 전문가들로부터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기아 타이거즈와 함께 하위권으로 분류되었었다.

다만 이순철 위원만이 당시 새롭게 가세한 외국선수들의 기량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외국 선수 3명의 전력을 제외하고) 삼성은 상위권 전력이라고 분석 했었다.

당시 야구전문가들은 오승환의 합류를 염두에 두지 않았었고, 설사 합류하더라도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30대 후반에 접어든 투수라 에이징 커브(나이가 들어 기량이 떨어지는)에 들어가지 않을까? 의구심을 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오승환의 150km 안팎을 넘나드는 돌 직구의 위력은 여전했고, 2010년(2011~14)대 삼성 라이온즈 전성기 때는(오승환은 2013년까지) 돌 직구와 슬라이더 2개의 구종만(특히 패스트볼이 90퍼센트 차지)으로도 철벽 마무리 투수역할을 했었는데, 이제는 체인지업과 투심패스트볼 그리고 커브까지 장착해서 돌아왔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수해 주는 등 마운드의 리더 역할을 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있다.

오승환의 합류를 다른 팀과 비교해도 그 효과를 짐작할 수 있다. 만약 한화 이글스 팀에 류현진, 롯데 자이언츠에 추신수 그리고 SK 와이번스에 최지만이 합류한다면 단지 한명이 합류한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허삼영 감독의 장점을 살리는 야구

허삼영 감독은 우리나라 프로야구 사상 가장 1군 경력이 일천한 감독이다.

그동안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이 ‘젓가락(0.195) 타율 출신’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왔었지만 염 감독은 1군 경력이 강산도 바뀐다는 10년(1991~2000년 태평양 돌핀스와 현대 유니콘스)이나 된다. 1998년에는 타율이 무려 2할6푼5리(83타수22안타)나 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허삼영 감독은 1군 경력이래야, 1993년 1게임, 1995년 3게임에 불펜투수로 나서 2와3분의1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었고, 천문학적인 방어율(15.43)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오죽하면 프로야구 계에서 “앞으로 프로축구 선수 출신 감독이 오지 않는 한 더 이상 (현역시절)성적이 좋지 않은 감독이 나올 수가 없을 것”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을까.

허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은퇴를 한 후 전력분석 원 생활만 20년을 해서 전력분성팀장 자격으로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맡았는데 그의 지론은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프로야구 선수 정도 되면 대개 10년 이상 야구를 해오고 있기 때문에 기본은 되어 있고, 나름 잘하는 것이 있을 것이고, 그 장점을 살리면 모든 선수들을 적제 적소에 쓸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 박계범 선수의 부상으로 생긴 공백을 그동안 눈여겨 봐 두었던 이성곤 선수를 2군에서 끌어 올려 가능성을 살려주었고, 김지찬의 빠른 발 이학주의 클러치 능력 등을 잘 활용하고 있다.

전 국가대표 김인식 감독은 “프로야구 감독은 300패를 당해야 야구에 눈이 뜨인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가 6월 이후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이유가, 허삼영 감독이 300패는커녕 아직 30패도 당하지 않고도 야구에 눈이 뜬 천재감독이기 때문일까? 아님, 선수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장점(전력분석)을 십분 살리고 있기 때문일까?

삼성 라이온즈는 이번 주 타격의 팀 키움 히어로즈, 껄끄러운 팀 KT 위즈와 원정 6연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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