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부 최지현 선수 (사진=대한육상연맹 제공)
여중부 최지현 선수(오른쪽 두번째) (사진=대한육상연맹 제공)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경북 예천에서 벌어진 제49회 전국육상 경기선수권대회 여자 중등부 100m에서 성인 선수들을 위협하는 선수나 나타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전 갑천중학교 최지현(15) 선수는 여자 중등부 100m 결승전에서 12초24의 압도적인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바람이 공인기록 기준 2m를 넘어 2.61m로 불어 공인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비가 와서 트랙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기록이었다.

최지현 선수의 기록은 언니들인 여고 부, 여대 부 우승 선수의 기록을 훨씬 능가하는 호 기록이었다.

여고부 100m 1위는 서울체고 한서진 선수가 12초64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는데, 최지현에 0.4초, 거리상으로 4~5m 뒤지는 기록이었다.

여대부 우승은 인하대학교의 김주하 선수가 접전 끝에 12초32로 1위를 차지했는데, 그 기록도 최지현 보다 0.08초나 뒤지는 기록이었다.

최지현은 대회 4일째인 12일 벌어진 200m 결승전에서도 25초57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해 2관왕에 올랐다.

200m에서 최지현과 선배 양예빈이 겹치는데, 양예빈은 지난해 중학교 3학년 때 200m에서 24초82를 기록했었다. 여중 200m 한국 최고기록은 1998년에 기록된 24초59다.

최지현 선수 초등시절, 윤곡 상 받아

최지현 선수 기록은 국가대표들이 출전하는 일반 부 우승(안산시청, 오수경 12초19)에 불과 0.05초 뒤졌다.

최지현 선수는 키가 크고, 상, 하체 밸런스가 잘 잡혔다. 중학생 선수로는 드물게 롱 스트라이드 주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특히 단거리에서 가장 중요한 순발력과 유연성과 후반 가속주가 돋보인다.

그날 결승전에서도 출발을 해서 30m 정도까지는 2위권 선수들과 1~2m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60m를 지날 무렵 가속을 시작해서 결승 테이프를 끊을 무렵에는 거의 5~6m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마치 이번 대회 부상 후유증으로 기권한 양예빈 선수가 지난해 각종 대회에서 다른 선수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을 재현하는 듯 했다.

최지현 선수는 지난 2017년 윤곡 체육대상 육상부문(초등부)상을 받았었다.

윤곡 체육대상은 지난 2017년 10월 타계한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여성 체육 발전을 위해 1989년 자신의 아호를 따 제정한 상으로 2013년부터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으로 확대해 시상하고 있다.

아버지가 직접 지도

최지현 선수가 폭발적인 가속주로 호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자 MBC 등 여러 곳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그러나 최 선수는 “다음 대회도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라는 밋밋한 말만 되풀이 했다.

최지현 선수는 아버지가 직접지도를 하고 있는데 아직 인터뷰 요령은 알려주지 않은 것 같다.

​최 선수의 기록향상 추이를 보면, 올해 안에 12초 대 초반에 접근하고,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대망의 11초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여자육상 100m는 1994년 이영숙 선수가 세운 11초49다. 그리고 세계신기록은 이영숙의 한국신기록에 꼭 1차 빠른 10초49인데,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1988년 7월에 열린 미국대표 선발전에서 그리피스 조이너가 세웠다. 조이너는 88서울 올림픽, 꼭 10년 후인 1998년 9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한국여자육상 단거리는 이제 여자 중등부 100m의 최지현, 여자 고등부 200,400m의 양예빈으로 당분간 전성시대를 맞이할 것 같다.

한국육상의 간판 남자 100m 신기록(10초07)보유자 김국영(국군체육부대)은 10초39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는데, 오는 9월 제대 이후 착실하게 훈련을 해서 2021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에 선수생활의 마지막 도전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국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기준기록(10초16)을 넘어서 출전을 했었지만 예선 탈락했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