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23일 화상회의로 개최된 KB뉴딜·혁신금융협의회 모습. (사진=KB금융그룹 제공)

[뉴시안=조현선 기자]금융권이 정부의 '한국판 뉴딜' 지원에 나선다. 은 위원장이 금융권에 협조를 당부한 이후 줄줄이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화답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모처에서 국내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나 비공개 조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급격한 환경 변화에 금융권이 공동 대응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주 메시지는 정부가 최근 내놓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관련 금융권 협조 당부가 대표적이다. 

이날 은 위원장은 "뉴딜의 핵심사업들이 대부분 혁신적 도전과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금융시스템의 위험 공유·분산과 자금 배분 기능이 적극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며 "특히 부동산으로 쏠리는 시중 유동자금이 생산적 부문으로 유입되도록 자금중개기능을 전환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한국판 뉴딜 정책 취지에 공감한다며 "국민들의 다양한 투자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투자처가 될 수 있는 만큼 금융권의 참여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정부가 구상 중인 사업계획과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B금융은 이날 오후 곧바로 지원 계획을 밝히면서 빠른 대응에 나섰다.

KB금융은 'KB뉴딜·혁신금융협의회'를 통해 혁신금융의 지속적인 추진과 확대 개편 등으로 한국판 뉴딜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모았다. 협의회는 기존의 'KB혁신금융협의회'를 확대 운영하는 것으로,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혁신기업을 위한 대출 지원과 투자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중점 추진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KB금융은 먼저 뉴딜 계획 중 민간 투자규모가 큰 ▲디지털·그린 융복합 ▲그린뉴딜 등을 중심으로 핵심추진과제를 추가 선정한다. 이후 그룹 차원을 추진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업투자금융(CIB) 총괄임원이 협의회 신규 임원으로 참여하며 지원 가능 영역 선정과 추진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그린 스마트 스쿨 ▲국민안전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를 우선적인 지원 영역으로 정하고, 오는 2025년까지 9조원을 투자한다. 이는 민간투자 규모의 약 30% 수준이다.

아울러 이사회 내에 꾸려왔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위원회를 그룹의 핵심전략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ESG경영의 중요성이 더 확대됐다고 보고, 지난해 말 기준 20조원 수준인 사업 규모를 오는 2030년까지 50조원 규모로 확대한다. 그룹 차원의 탄소배출량도 25% 감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국가적 과제인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금융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데이터 산업 활성화 등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적극 동참하고, 민간 자본이 필요한 영역에서의 지원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신한네오(N.E.O) 프로젝트'로 응답했다. 

이날 신한금융그룹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주재로 그룹사 최고경영자(CEO) 긴급 화상회의를 소집하고, 현장 의견과 애로사항을 적극 반영해 금융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데 뜻을 모았다. 금융지원이 효과적이고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정책지원사항을 금융당국에 건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판 뉴딜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 역할도 논의했다. 혁신 성장 대출·투자공급액을 현재보다 20조원 늘려 향후 5년간 85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네오 프로젝트'는 신한금융이 지난달 초 국가 경제 신성장 동력 발굴 지원을 위해 내놓은 장기 프로젝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新성장산업 금융지원 ▲新디지털금융 선도 ▲新성장생태계 조성 등 3대 핵심방향으로 추진된다.

조 회장은 "국가경제와 금융산업이 동반 성장하기 위해 리딩금융그룹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신한금융이 앞장서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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