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 출범식. (제공=뉴시스)
국내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 출범식. (제공=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오는 8월 1일 CJ ENM과 JTBC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합작법인 티빙 출범을 앞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타 토종 OTT인 웨이브를 운영하는 SK텔레콤이 연일 티빙과의 합병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부사장)은 전날 한국 OTT포럼 세미나에서 "웨이브와 티빙이 합병하면 넷플릭스에 이길 수 있다"며 "웨이브가 국내 OTT 대표주자로, (티빙과) 합병을 원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상 부사장은 콘텐츠웨이브의 이사를 겸하고 있다.

이에 티빙은 SK텔레콤과 웨이브 측으로부터 관련 제안을 전혀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날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티빙 관계자는 "SK텔레콤이 계속해서 티빙에 합병을 제안한다고 하는데, 공식적으로는 물론 물밑으로도 제안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합작법인 출범 준비에 한창인데 자꾸 이런 기사가 나 허탈하고 어이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도 지난달 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티빙, 왓챠와의 합병을 주장했다. 그러나 티빙과 왓챠 측은 "그런 제안은 받지 못했으며, 그럴 생각도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티빙 합병법인의 출범을 앞두고 새 경쟁자를 견제하기 위한 '언론 플레이'를 통해 찬물을 끼얹으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의 공세가 무서운 가운데, 국내 기업 간 협력을 제안했으나 안타깝게 거절 당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위기의식은 국내OTT 업계에서 우위를 선점하지 못한 불안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웨이브는 지난해 9월 출범 초기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공급을 계획하던 것과 달리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당시 SK텔레콤의 유상증자를 통해 900억원의 규모의 자금도 확보한 바 있다.

또 지상파 3사가 웨이브 뿐만 아니라 티빙에도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점도 불안 요소다. 

티빙은 CJ ENM 뿐만 아니라 JTBC, 지상파 3사의 콘텐츠를 모두 제공하고 있어 큰 메리트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지상파3사가 자사 유튜브 채널 등을 적극 활용하는 등 웨이브의 활용도가 다소 떨어지면서 맥을 못 추는 분위기다.

특히 출범 초기 '토종 OTT'를 내세워 넷플릭스를 이기겠다는 포부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던 것과 달리 SK텔레콤의 자체 혜택도 줄이면서 경쟁력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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