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사진=네이버파이낸셜 제공)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사진=네이버파이낸셜 제공)

[뉴시안=조현선 기자]네이버파이낸셜이 금융업을 향한 출사표를 던졌다. 연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등 중소 판매자를 대상으로 대출 상품을 선보인다. 이후 네이버페이 결제 데이터 기반의 대출 상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8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파트너스퀘어 역삼에서 열린 '네이버 서비스 밋업' 행사를 통해 연내 자체 대안 신용평가 시스템인 'ACSS'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소상공인(SME) 대출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금융 소외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SME 대출은 금융이력이 적어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상공인을 위한 전용 대출 서비스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의 대부분이 20~30대로 초기사업자인 동시에 금융 이력 부족자인 탓에 시중 은행권에서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아울러 기존 신용평가회사(CB)가 가진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신용평가시스템 ACSS을 구축했다. 네이버가 가진 판매자 매출 흐름, 신뢰도 등을 더한 기준을 실시간으로 ACSS에 적용한다. 이에 따라 전년도 매출이나 매장 등이 없는 판매자들도 금융 서비스 이용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기존 CB사 대비 ACSS의 1등급 대상자는 약 2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ME 대출은 기존 핀테크 업체의 대출 시스템과 유사하다. 판매자가 모바일 앱을 통해 대출을 신청하면 ACSS가 판매자의 신용등급을 평가한다. 이후 미래에셋캐피탈이 약 한 달 매출에 해당하는 금액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신용도에 따라 금리는 변동되지만 네이버는 기본 4~10%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파이낸셜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사업 정보를 활용한 대출 심사"라며, "승 인률과 한도가 높으며 매장, 소득이 없어도 네이버 쇼핑의 일정금액 이상의 매출만 있으면 신청할 수 있다"고설명했다. 

네이버의 이같은 계획은 정부의 '디지털금융 종합혁신 방안' 발표 이틀 만에 나온 결정이다. 지난 26일 정부는 종합지급결제사업자가 계좌 발급·입출금·송금·결제·이체까지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대출 업무만 제외되자 미래에셋캐피탈이라는 혜안을 내놨다는 평가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향후 대출 상품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먼저 네이버페이 범용성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한 후, 이를 바탕으로 대출 대상을 넓혀가겠다는 구상이다. 최 대표는 "금융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네이버페이 결제 데이터가 많다"며, "SME 대출이 잘될 경우 추가로 다른 사업자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최 대표는 '초록 고래'를 경계하는 금융 권을 의식한 듯 기존 금융권과 협력하겠다고 강 조했다. 금융사와 고객을 이어주는 '플랫폼 사업자'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권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금융업까지 뛰어들면서 경계심이 높아 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시장 활성화를 명분으로 핀테크 기업의 금융시장 진입을 허용할 뿐만 아니라 관련 규제를 적극적으로 풀어줬기 때문이다. 일각에 서 '기울어진 운동장' 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최 대표는 네이버가 카카오처럼 금융 라이센스를 취득하지 않는 배경에 대해 "네이버가 여신사를 만든다고 해도 그 회사가 경쟁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라며, "차라리 금융사 경쟁력에 우리의 기술과 데이터를 조합하는 것이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했다"고  물러섰다.

또 미래에셋 외 다른 금융사와의 협력 가능성도 언급했다. 향후 중소판매자대출사업이 확대되고, 1개 금융사와의 대출 모집 위탁 계약만을 체결하도록 규제하고 있는 '대출모집인 1사 전속제'가 폐지될 경우 제휴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 파이낸셜이 그동안 금융이력이 부족해 사각지대에 머물러야 했던 SME(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중소상공인)과 신 파일러(thin filer) 등과 같은 금융 소외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며, "금융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큰 방향으로 삼고 그 중에서도 네이버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이자 우리 사회 성장의 근간을 이루는 SME를 위한 금융 서비스에 우선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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